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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딘성일 Mar 15. 2022

5. 직장 상사가 맘에 들지 않을 때 (1)

나를 존중하지 않는 사람들에겐 단호박을 날리세요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나를 좋아할 수는 없다. 바꿔 말하면 내가 모든 사람들을 좋아할 필요도 없다.

지금은 너무나도 당연하게 받아 들이지만, 한 사건이 발생하기 전에는 나는 저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보통 누군가가 '나'를 못마땅해하는 일들은 새로운 환경에서 접하는 인간관계에서 자주 발생한다.


편견을 가지고 나를 바라보는 경우도 있고, 텃세를 부리며 뉴페이스를 길들일려는 경우도 있다.

편견을 가진 사람은 나 혼자만의 노력으로 그 편견을 깨트리기 쉽지 않지만, 텃세는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나에 대한 적대감, 낯선 마음을 깨트리는 순간 없어진다.


나는 텃세를 부리는 사람들에겐 더 적극적으로 다가가 낯선 마음에는 더 웃으며 친절하게, 적대감에는 실력으로 증명해왔다. '누가이기나 해보자', '니가 나를 인정안하고 언제까지 그렇게 하나 보자!' 라는 마인드를 꾸준히 가지면 결국 나를 인정해주고 내 마음을 알아주었다.


딱 한 명을 제외하고는..


당시 진급을 위한 진급을 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고,나는 왜 일을 하는지에 대한 방황으로 번아웃이 왔을때

다른매장으로 발령이 났다. 퇴사를 고민하고 있었던 시기였지만 환경이 변하면 조금 달라지지 않을까, 새로운 마음으로 출발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었다.


그런데 왠걸, 하필이면 소문이 자자한 점장님이 있는 곳으로 발령이 난 것이다. 그 점장님과의 트러블로 다른 매장으로 옮긴 파트너들이 한 둘이 아니였으며 결정적으로 남자 파트너를 싫어한다는 소문도 있었다. 그래도 사람은 직접 겪어봐야 아는 것이고, 그동안 사회생활하면서도 큰 문제가 없었기에 나에게는 다를 거라 생각했다.


이 점장님은 좀 특이한 게 개인적인 이야기를 전혀 하지 않았다. 파트너들과는 업무적인 대화만하고 농담도 하지 않고 웃는 것도 거의 본적이 없다. 예전에 사내 신고를 당했다고 들었는데 그 경험때문에 더욱 조심해서 최대한 업무적으로만 대하는거 같다는 느낌이 들었고, 우리들끼리는 아마 그당시 남자 파트너와 트러블이 있었지 않겠냐 그래서 남자파트너를 싫어하는거 같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역시나 '남자'인 나도 예외는 아니었다.


당시 나는 진급한지 1년된 막내 관리자였다. 관리자중에 막내였고 아직 많은것을 알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기본은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사건건 업무 스타일로 부딪혔다. 가령 매장마다, 점장님들마다 스타일이 다른 부분들이 있는데 본인만의 스타일대로 하지 않으면 날카로운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그때까지도 나는 이 사람이 나를 맘에 들어하지 않으니 바꿔보려고 노력했다.


'그래, 지금은 마음에 안들지 몰라도,

내가 진짜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인거 알면 그때는 결국 나 인정하고 말걸?'


지금 생각해보면 참 순진하게 생각했던거 같다. 그런 나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공격적인 말투와 절레절레 머리를 흔들며 대놓고 타인을 불쾌하게 만드는 행동은 지속되었고, 내가 마감 업무를 하고 그 점장이 오픈을 하는 날이면 단 한번도 빠짐없이 전달사항에는 저격글이 난무했다.


게다가 면담은 커녕 대화를 2분 이상 해본적이 없는데 나의 진급과 관련된 역량평가*는 여태껏 입사이래로 받아보지도 못한 최하점을 받았다. 그때 생각했다.

'아 어쩌면 내가 바꿀수 없는 관계일 수도 있겠다'

*당시 점장 이하 파트너는 점장이 모든 파트너의 역량평가를 실시했다. (2021년 기준)


그런 관계가 지속되던 중, 결국 결국 사건이 터저버렸다.


일을 하다보면 음료를 만들면서 고객에게 인사도 해야하고 파트너끼리의 소통에도 신경을 써야한다.

즉, 손은 한치의 실수도 없이 열심히 음료를 만들고, 귀는 열어서 고객과 파트너와의 커뮤니케이션에 집중하고, 눈으론 레시피 준수와 위생을 확인하고 포지션별로는 주요 업무가 달라 모든 감각에 있어 예민하게 반응을 해야한다.


나는 그런 멀티태스킹이 잘 되지 않아 고객이 몰리는 시간대에 음료 제조에 집중을 하다보면 간혹 인사를 놓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런데 그날따라 고객 공간을 정리하던 점장은 그걸 놓치지 않고 인사 좀 하시라며 공격적인 말투로 피드백을 주는데 결국 쌓여있던 감정이 폭발하고 말았다.


평소에 내가 인사도 잘 하지 않고, 고객 응대에 있어 불친절한 파트너였다면 모르겠지만, 나는 칭찬글도 몇 번 받을 만큼 나름 친절한 파트너 축에 끼는 편이었다. 그런데 그 말을 듣는 순간, 졸지에 인사도 하지 않는 사람 그리고 내가 열심히 일하는 것에 대해 부정당하는 것 같았다. 내가 놀고 있던 것도 아니고 바쁘게 음료 제조를 하고 있는걸 봤으면서도 그러는 것을 보고는 '아, 이사람은 정말 나에 대해서 무슨 건 수만 잡히길 기다리는 사람이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고, 진짜 만화에서나 보던 화가나면 몸이 부들부들 떨리며 숨이 가빠지는게 내 몸에서 느껴졌다.


결국 나는 고객이 엄청 몰리는 시간대임에도 불구하고 샷 글라스잔을 내려놨고 그 점장이 내가 있는 쪽으로 오길 기다렸다. 그리고 나는 이렇게 말했다.


'로제타*는 원래 말투가 그런가요?'

*등장하는 인물의 닉네임은 지어낸 닉네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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