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어둠에도 환하고 싶은 마음
잠실 쪽에 있는 후배 사무실에서 팟캐스트 녹음 마치고 부천의 어머니 병원에 왔다. 벌써 병원비 납부일이 돌아왔다. 지난주에 건강보험공단에서 작년 한 해 병원비 초과분에 대한 환급을 해주어 다행히 8월 병원비 결제에는 숨통이 좀 트였다.
그동안 안면이 있던 간호팀장님이 휴직하고 새로 맡은 간호팀장님이 오셔서 병실에 몇 가지 변화가 있었다. 석션탭을 식염수 병에 직접 세척하지 않고 따로 덜어서 해야 하는 등. 뭐 이런 사소한 변화는 맞추면 된다.
한창 어머니 씻기고 손발톱 정리 등 간호 중이었는데 감사하게도 간호팀장님이 다가오셔서 나를 본 기억이 있다며 친절히 인사해 주셨다. 이 병원에서만 9년을 있었으니 장기환자 보호자로 아시나 보다 했는데, KBS에 출연한 <강연100도씨>를 보시고 방송에 나온 내 얼굴이 익숙하다고 하신다. 누가 알아봐 주는 걸 좋아하진 않지만 어머니께 불편함 없도록 돕겠단 말씀을 해주시니 이럴 땐 얼굴이 조금 알려져 있는 게 도움이 되는구나 싶다.
오늘도 어머님이 너무 마르신 모습에 가슴이 아프다. 내 소화기능을 떼내어 붙여드리고 싶다. 새삼 입으로 음식 못 드신 지난 20년 동안 얼마나 혀로 맛을 느끼고 싶으실까 하는 생각도 저며왔다.
간호 마치니 이른 어둠이 몰려와 있다. 한여름의 밝고 더운 기운이 밀려났지만 우리 모자의 영혼은 따뜻하고 환했으면 좋겠다. 비록 육신은 쇠하고 즐거움 한줌 없어도...
2017.0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