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랑과 관심이 없었다면 견딜 수 없던 시절
홈페이지를 점검하다가 2003년 5월, 서른넷의 내 사진을 발견했다. 집에서 어머니 간호에 몰두하던 때다. 7년차였고 하루 24시간 빡빡하게 짜 놓은 간호 일정으로 숨 돌릴 틈 없이 매일 밤새우며 하루하루 보내던 때다.
간호하는 내가 아프거나 약해지지 않으려고 틈틈이 지금 홈트라고 불리는 운동을 열심히 했다. 그런데도 1년에 한 번은 심한 오한, 발열, 근육통, 구토 등에 시달렸다. 꾹꾹 참고 지내다가 갑자기 한꺼번에 몰려오는 고통을 이겨 내면 또 1년은 건강하게 보냈다. 병원에도 못 가고 토마토를 먹으면서(그때 토마토는 내게 만병통치약이었다. 이상하게 그걸 먹고 나면 과로로 주저앉은 몸이 호전됐다) 밤샘 간호를 이어갔다.
이때는 중국에서 사스가 유행했는데 내 증상이 비슷해서 걱정하다가 다행히 3일 만에 회복했다.
회복 기념으로 주말에 교회 친구 성혁이가 차를 가져와 드라이브시켜 주었다. 팔당 부근 봉쥬르에서 식사하고 정약용 기념관을 산책했던 기억이 난다. 그곳에서 찍힌 사진이다.
난 파란구두를 즐겨 신었다. 사진에 구두 잘 나오게 찍으라고 했건만 잘렸다. 구두와 어울리는 이 티셔츠는 생일선물로 받았는데 지금 영국에 있는 송경민 선교사가 지오다노에서 사준 기억이 난다. 힙합 스타일의 바지는 교회 후배 도연이가 테크노마트 챔피언 매장에서 선물해 주었다. 돌아보면 교회에서 내가 받은 사랑이 참 컸다.
그 공동체의 사랑과 관심이 지금의 나를 있게 했다. 삶에 극심한 고통이 몰려와도 사랑과 관심을 받으면 견딜 힘이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