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짐을 기꺼이 져준 아내

베개 선물에서 느끼는 사랑과 헤아림

by 황교진



아내에게 기쁜 선물을 받았다.
어머니 머리에 생긴 좋지 않은 피부병이 계속 낫지 않고 있다. 내가 집에서 간호할 때처럼 매일 머리를 감겨드릴 수 없어 고심하다가 베개의 문제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24시간을 좁은 병원침대에 누워계시니 베개와 밀착해 있을 수밖에 없는데 몇 년 전에 바꿔드린 라텍스 베개에 세균이 많을 수 있다는 생각이 스친 것이다.
지금까지 늘 내 레이다망에 걸린 문제와 해결책은 정확했다. 이 부분은 하나님의 은혜란 생각이 든다. 병원에 갈 때마다 다른 날이 아닌 바로 그날 내가 꼭 왔어야 하는 문제들이 기다리고 있으니...

퇴근하며 회사 앞 이마트에 들러 알아볼까 하고, 아침에 어머니 새 베개를 사야겠다는 말을 꺼냈는데 아내가 수고해 주었다. 오늘 어린 예승이를 안고 버스 타고 나가야 하는 2001아울렛과 집 부근의 박달시장을 다 돌며 발품을 팔아서 '오래 누워계신 환자에게 좋은' 메밀 베개를 사서 내게 사진을 보내주었다. 자수 디자인도 최고다!

내가 감동일 수밖에 없는 건, 얼마 안 되는 남편 월급의 상당액과 피로도 높은 에너지 할애를 감수하면서 이렇게 계속 마음을 합해 주는 게 보통 마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세상 살다 보니 이런저런 문제로 내가 마음 아프게 한 적 많았는데, 오늘은 아내 말을 하나님 말로 꼭 듣고 가정을 섬겨야 함을 더 다짐하게 된다.
"여보, 나의 짐을 나눠져 주어 정말 고마워요! 음, 띠리링~"

2013.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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