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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향기녀 Jun 14. 2022

사랑의 반대말, 두번째 이야기

퇴사 후, 90일간의 어른방학에서 배운 기록 모음 zip.



그렇게  해인사에  다녀와서 사랑의  반대말은  두려움이라는  말에 크게  꽂혔다.  

큰  귀감이 되었고 만나는 사람마다  나누고  싶어서  눈만 마주치면 이 질문을  했다  


Shamia Casiano님의 사진 [출처: pexels]




나: "사랑의  반댓말이  뭐라고  생각해?"




돌아오는  대답은  

"무관심, 미움, 없음, 텅빈 마음"  



대체로  위의  네가지  답안지 중에서 선택사항으로 답변이 돌아왔고, 두려움이  없는  마음가짐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 해나갔다. 내가  그랬듯이  누군가에게는 "쫄지마"라는 표현으로 받아들여져 용기가 되었고 새로운 포인트가 되었고 자비와 관용?까지 간 멋진 분들도 있었고. 재미난 이야기 소재 생각의 고민 거리가 되어주었다.



그러던  어느날, 삼삼오오  모인  술자리. 단골  질문  답게  나는  또  그  질문을  어김없이  던졌는데, 어떤 분이  본인은  사랑의 반댓말이 두려움이  라는  것은  인정 할  수  없다고  크게  분노를 표하셨다. 아니 어떻게 말하면 혼났다는 표현이 맞겠다.  그러더니  갑자기  큰  덩치로  꺼이꺼이  우시는게  아닌가. 일동  모두  당황하여  사연을  들어보니.



사람이  두려움  없이  살아서는  안된다는  것이었다. 거룩한  마음으로  두려움. 경외감을  갖고  항상  살아야 한다는 말. 동시에  사랑에는 두려운 마음 경외감  그러니깐  존중이  있어야  한다고. 신  앞에서  항상 그  거대한  존재에  대한  두려움이  있고  그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고.


그리고  어릴적  이야기를 하면서 말을 이어나갔다. 아주  어릴때  초등학교도  입학하기  전에 슈퍼에 먹을 것을 사러갔다가 하나 더 먹고 싶은 욕심에 어린 마음에 슈퍼 아주머니를 속이려는 계략?을  짠적이 있었는데 모두를  완벽하게  속였다고  생각하고  신나하고 있던  찰나 결국엔  걸렸고, 그  순간  신이 임재한다는 존재를  알았다고. 항상  두려움을  갖고  속이는  것  없이  순수한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는것을  그  어릴때 나는 알았노라고. 평소  독실한  신자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어떻게 유재석도 아니고 사람이  항상 저렇게 바르게 성실하고 착하게 살까?하고 한편으로는 신기하기도 존경스럽기도 했었는데 그 순간 모든 퍼즐이  맞춰졌다. 가끔  막살고  싶다는  푸념도 진짜  였구나  하면서  갑자기 모든게 이해가 되었다.


매일  신이  지켜보고  있다는  마음으로  사는  그  덩치큰  사내에게서  어린  소년의  순수를  보았다.  어릴적  한번쯤은  해봤을  그런  실수를  스스로를  용서하지  않고  언제나  신이 보고  계신다는 마음으로 바르게 살려고 노력하며 끙끙대며 살았을까.



살면서 두려움 따위는 없어도 되요. 라고  생각했던  나의  자만과  교만에  한번 망치질을  해준  그날. 그간 신나서  두어달을  사랑의  반댓말은  두려움이에요.  내가  철썩같이  믿고  인생의  대  전제이자  방향성으로  삼았던  슬로건에  훈수를  두면서  잘못되었다고  말해준  그  사람. 오늘도  막살고  싶다고  투털대며 열심히 부끄럽지 않게 그 누구보다 열심히 살고 있겠지.  




사랑이  모든  것을 끌어  안아주는  것이라는  대전제에  대한  믿음에는 변함이  없지만

그날 이후로 사랑과 경외심의 공존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았다


가끔 인스타에서 혼자노는 키워드 말줍기



사랑은  늘  언제나

경외심과  공존해야한다


Matheus Viana님의 사진 [출처: pexels]






그렇다면

내가  사랑는 것에는 항상  경외심이  공존하는가?

때론  사랑의 이름을 쓴 욕구와  갈망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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