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분노를 잠재워 본다
큰 아이는 그래도 무사히(?) 이 시기를 넘긴 거 같은데 어떻게 넘겼나 기억이 나질 않는다. 엄청 지지고 볶으며 지냈나. 장난감을 사달라고 가게 앞에서 울던 시기가 이때였나. 들쳐 매고 집으로 돌아오는 게 일상이었던 시절. 지나가던 사람들이 "엄마 말 잘 들어야지!" 하면 멀뚱멀뚱 울음을 그치곤 했었다. 그때는 상황을 겪으며 아이와 내가 같이 자랐는데, 지금은 여기저기 들리는 정보와 큰 아이와 다른 성향의 아이, 조금 더 잘 키워보고 싶은 욕심에 새로 시작하게 되는 5세의 압박감이 좀 크게 다가온다.
벌써 자신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온몸으로 분노를 표현한다. 큰 아이는 무던한 편이었는데, 작은 아이는 비교적 표현이 풍부한 편이다. "으아앜!" 그럼 똑같이 "으아앜!" 소리를 질러주면 엄청 싫어한다. 때론 화가 나긴 하지만 가끔 그 모습이 귀여워 몇 번을 괴롭히게 되는지 모른다. "으아앜" 일관성 있게 훈육해야 되는데 한참 부족한 엄마이다.
협상에 소질이 없어 "안돼!" 하고 울리기도 하고, 같이 소리 지르고, 어쩔 땐 "그랬구나, 그렇게 하고 싶었구나" 공감해주기도 하며 여러 모습을 하고 있다. 아이도 나도 조금씩 자라고 있다. 욕심을 내려놓고 편하게 대하자. 올해가 얼마 안 남은 시점에 내년에 다가올 시련(?)을 상상해 본다. 잘 보낼 수 있을 거야. 스스로 위안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