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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무지 Mar 19. 2024

사실 일기는 매일 쓰고 있었다

일기

오늘이 지나면 오늘의 나는 죽는다.

그래서 나는 오늘의 나를 잊지 않기 위해

매일 일기를 쓰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러나 사실 나는 매일 일기를 쓰고 있었다.

그건 다름 아닌 ‘감사 일기’ 혹은 ‘칭찬 일기’다.


이를 쓰게 된 이유는 삶을 살아가면서 감사보다 불평을 더 많이 늘어놓기 때문이었고

어쩌면 감사한 일을 찾는 것은 일주일 중 한 번이나 될까 말까 할 정도로 퉁명스러운 나였기에 진행했다.


칭찬 일기는 남에게 인정받기를 고대하지 말고, 스스로 먼저 칭찬해 주자는 의미에서 시작했다.

내가 스스로 칭찬해 주는 것도 인색해하면 타인도 나를 인정해주지 않을 것이고, 겸손하게 행동하자니 겸손할 것도 없었다.

칭찬은 귀한 것이기에 누군가 해준다면 감사히 받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그 자체로 칭찬은 몫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또한 어릴 때를 생각해 보면 부모님이나 선생님의 칭찬 한마디에 더 칭찬을 듣고 싶어서 같은 행동을 취한 적이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누구에게나 즐거운 일인데 스스로 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하루에 3가지 ‘감사 일기’ 혹은 ‘칭찬 일기’를 쓰는데, 감사와 칭찬이 섞여도 상관없다.

3가지라고 해서 세 문장을 적는 것이 아니기에, 브런치에 글을 쓸 정도로 길게 늘일 수 있다.


옛날에도 여러 차례 시도해 본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손과 발이 있어 감사합니다.’와 같은 와닿지도 않는 무의미한 말들을 꺼내놓아 금세 그만두게 되었다.


그런데 지금은 내 삶 속에서 감사한 것들을 곰곰이 생각해 보고 떠올려보니 생각보다 많은 것들을 찾아낼 수 있었고 수개월째 진행 중이다.


나는 감사하고 스스로를 칭찬하는 과정에서 행복을 발견하게 되었고, 이를 공유하고 싶어서 1달 챌린지를 진행한 적도 있다.

60명 모집이었는데 60명 꽉 채워 모집이 완료되었다.

매일 감사할 것들을 공유했는데 처음에는 한두 줄로 작성하던 사람들도 점차 글이 길어져가고 자세해지는 걸 보면서 더욱 기뻤던 기억이 난다.


일기라는 것은 기록하는 걸 넘어서는 행위인 듯싶다.

그냥 매일을 살아가는 건 삶을 ‘방관’하는 것 같다면,

일기로 삶을 기록하면 ‘주관’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오늘 이 내용을 일기에 적을 거니까 더 잘 해내야지!‘라는 다짐으로 더욱 열심히 임하기도 하고

‘일기에 적어서 내 감정을 고스란히 기억해 둘거야!’ 라며 내가 감정에 어떻게 대처했는지 되짚어보기도 한다. 이 과정이 있으면 확실히 다음에는 그 감정에 현명하게 행동할 수 있게 되어 또 다른 후회를 낳지 않게 되는 것이다.

또한 ‘오늘 감사한 일은 또 있을 거야! 주변을 잘 살펴 감사를 찾아보자!‘라며 인생을 아름답게 바라보기도 하고 ’오! 나 이런 것도 했네?‘라며 별 거 아닌 것에도 칭찬하고 괜히 기분 좋아지는 나날들이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이게 인생을 스스로 주관하는 게 아니면 대체 무엇일까?

이렇게 하면서부터는 불평, 불만이 정-말 많이 줄은 듯하다.


오늘은 이제 의무가 되어버린 ‘감사 일기’ 혹은 ‘칭찬 일기’를 왜 하고 있는지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만약 나와 함께 매일 3가지 적기를 하고 싶은 분이 계시다면 https://naver.me/xs8PxrfI 이 카페에 가입하여 동참하길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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