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너 속 코너 - 라테의 웃픈 하루.^^
그날도 스쿨버스를 타기 위해
자연스럽게 ~학생들을 따라 올라타고 있는데~~~
기사님이 라테를 향해 귀가 먹먹할 정도로 큰 소리로 묻는다.
아주머니! 어디 가시게?
뜨헉...............
학교 옆 아파트 단지에 사는 중년여성이
스쿨버스를 타고 편하게 가려던 걸로 오인하신 듯했다.
기분이 상당히 좋지 않았지만...ㅋㅋ
이 나이에 대학생이 된 내 잘못도 있긴 해서 ㅋㅋ
기사님. 저도 계원예대 학생이에요!!!
멀뚱히 보고만 있는 기사님을 무시; 하고
버스에 올라타 뒷자리로 우당탕탕 뛰어가 앉은 라테...
아. 대학교 한번 가기 힘드네… 그래도 계속 타야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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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기반의 대학은 라테와는 너무나 달라졌다.
단 하나의 정답이 아닌
문제해결을 위한 무수한 방법을
스스로 탐구해 가는 과정에
방점이 찍힌 강도 높은 수업은
암기식 공부에 길들여진 라테에게
무척이나 낯설고 힘들었다..
예술대학의 실기수업은
작업기획 + 피드백+ 작업완성+ 피드백의 순환이다.
작업 과정을 단계별로 발표하고
교수님과 학생들의 피드백 토론을 거쳐야
다음 단계로 발전시킬 수 있다.
처음 접한 피드백 토론의 그 중압감은
상상을 초월했다.
라테는 초중고에서 토론을 해 본 적이
거의 없었다.
(학급회의 빼고 ㅋ)
어른들이 토론하는 것도 본 적이 없다.
그저 명령하달식의 소통의 전부인
세상에서 자랐기에
토론의 정확한 의미조차 모르고 어른이 됐다.
부럽게도 mz 동기들은 어려서부터
토론식 교육을 받은 세대들답게
라테와 비교되는 ㅋ 세련된 토론 태도를 갖고 있었다.
일단 안 좋은 지적을 들어도 정색하는 법이 거의 없다.
수용하는 태도를 먼저 보이고
자신의 생각을 차근차근 말한다.
라테는 못 그랬다..ㅠ
라테는 공적인 의견과 개인감정의 분리가
안 되기 때문이었다.-.-
마치 드라마 악역을 실제 악역인 줄 알고 때렸다는;
옛날 어르신들처럼;;
작품에 대한 비평과 자신에 대한 공격을
당최 구분 못하고
움츠러들고, 당황하고, 속상해하는 라테..
작업 피드백을 줄 때도
객관적이고 예리한 비판이
당사자에게 도움이 되는데
라테는
자식뻘의 동기들이 힘들게 만들었을 작업에
부정적인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얘기했다가,그 동기가 불쾌해하면 어쩌지..
하는 유치한; 걱정까지 하느라
라테는 작품의 장점만 읊어댈 뿐이었다...
반대로.
친구들이 라테에게 피드백을 줄 때는.
살짝 부정적인 뉘앙스가 나오는 듯하면..
심장이 마구 두근두근거리면서 (협심증 의심 나이;; )
작업 피드백이 아닌
라테 자신이 거부당한 느낌을 받고 -.-;
갑자기 그 친구에게 서운함이 밀려오면서
마음의 상처를 받기 일쑤였다.
물론 동기들도 사람인 이상
자기 작품에 대한 상찬을 더 좋아하고
세게 들어오는 날 선 비판 앞에서는
(교수님마다 케바케)
의기소침하기도 하겠지만..
그럼에도 비평의 내용에 귀를 기울이고
발전의 토대로 삼으려 하는 태도를 보인다.
그런데 라테는 지적을 받았다는 그 사실에 꽂혀;;
정작 중요한 피드백의 내용을 종종 놓쳤다.
이 무슨 어리석은..;;
피드백과 개인감정을 혼동하지 말고 분리할 것...
22학번 50대 라테의 최대 난제였다...
그때마다 라테는 동기들에게 sos를 쳤다;;
특히 준식이는
피드백만 받으면
징징대며 sos를 치는 라테에게
꼭 필요한 현명한 직언을 해주곤 했었다.
그것도 지나고 생각하니 민폐였다;;
이 자리를 빌어 준식이에게
깊은 고마움과 미안함을 ㅜ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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