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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곰돌이 Oct 27. 2024

행복이 별이 되어 '나'라는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놓는다


2024년 6월 27일 목요일



<고독한 군중>을 드디어 다 읽었다.


우리 사회와 인간 군상에 대한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었던 책이다.


인간을 정확히 어떤 유형으로 나누어 구별한다는 것은 사실 불가능하지만 개인이 가진 여러 모습 중 특별한 특징을 통해 인간이라는 존재를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더 나아가 지금 타인지향적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어떤 생각과 행동을 해야 도움이 되는지 느낄 수 있었다.


지금은 타인지향적이라는 자기객관화를 통해 말이다.




"자율적인 인간은 내부지향적인 환경 속에서 누가 자기의 적인지 비교적 쉽게 알 수 있었다. 그러나 타인지향적인 사회에서는 적이 누구인지 쉽게 알지 못한다. (중략) 오늘의 자율적인 인간은 이 최상층의 타인지향형과 동화되지 않도록 항상 자신을 따로 떼어놓아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사람들이 요구하는 것은 매우 합리적이며 또한 보편적인 일로 여겨지기 때문에 그들에게서 자기를 떼어놓는데는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타인지향적인 사회에서는 자신을 떼어놓고 바라볼 자기객관화 능력이 필요하다.


남을 따라가는 것도 나고 남을 의식하는 것도 나의 모습이고 나 자신이다.


하지만 그 상황 속에서 자신에게 한 발 떨어져서 그렇게 행동하고 싶은 나의 이유와 생각을 바라보고 깊게 생각할 필요가 있는 것이 아닐까.


그렇게 자기객관화를 수행해야 따라가도 따라가는 것이 아닌 내가 시키는 자기 주체성이 확립되고 결국 그 행동으로 얻어지는 부산물로 자존감이 성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는 타인의 소비와 여행을 보면서 부러워하고 따라 하고 싶어 한다.


소비와 여행 그 자체는 좋은 것이나 그 속에서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이었는지 그걸로 얻고 싶은 나의 성장된 모습을 찾기 위해 잠시 자신을 떼어놓고 살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결국 우리는 MC가 되어 자신과 대화를 많이 해야 한다.




"타인지향형 인간은 내부지향형 인간보다 높은 자의식을 지니고 있다. (중략) 자기의 감정을 부정하거나 가면을 쓰는 등의 단순한 방법으로는 자율성이 보장되지 않는다. 그가 자율적이기 위해서는 자신의 실감과 잠재적인 능력, 그리고 자신의 한계를 바르게 파악하는 노력에 성공해야 한다."




타인지향형 인간이 나가가야 할 길을 제시하고 있다.


타인지향형 인간도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여러 분류로 나눌 수 있다고 작가는 말하고 있다.


부정적인 모습도 있고 긍정적인 모습도 있지만 결국 우리는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자신을 정확히 파악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사람마다 취향과 선호는 비슷할 수 있지만 그 속에 숨겨진 내적 동기는 다를 것이다.


그런 다른 내적 동기 중 나의 내적 동기는 무엇인지 스스로 명확히 구별해야 한다.




"인간만이 인간의 적이 될 수 있다. 인간의 행위와 생활의 의미를  빼앗을 수 있는 것은 오직 그 자신뿐이다. 왜냐하면 그 의미의 존재를 확인하고 실제의 사실로서 자유를 인식하는 일이 가능한 건 오직 그 자신뿐이기 때문이다. 나의 자유가 그 자체로 충실하기 위해서는 열린 미래 속에서 모습을 드러내야만 한다. 나의 미래를 열어주는 사람은 내가 아닌 타인들이다. 나의 미래를 규정하는 것은 내일의 세계를 준비하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내가 이 건설적인 운동에 참여하지 않고, 내가 가진 자질을 무의미하게 낭비하고, 이미 인간이 성취한 일이나 이제부터 성취하려는 일의 수준 이하에 머물러 있는 한 나는 미래로부터 단절되어버린다. 그곳에서 나는 다만 일개 '사물'에 불과한 존재이다."




이 글을 읽으며 초반에는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라는 말이 떠올랐다.


중반에는 나의 인생은 나로서 오롯이 설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존재는 필연적이다.


후반에는 나의 능력을 갈고닦지 않으면 결국 나는 하찮을 수 있는 사회의 톱니바퀴일 뿐이다.


짧은 단락에서 많은 느낌이 들었다.


결국 타인과 나의 연결고리는 부정할 수 없지만 내가 준비되어 있지 않으면 나의 인생은 아무도 책임져주지 않는다라는 것을 볼 수 있다.


언제나 준비된 사람에게만 기회가 오는 법이다.




"타인지향형 인간에게 사교성이 부족하다는 것은 사교성 과잉보다 훨씬 심각한 문제이다. 자기를 지도하고 인정해 주는 '타인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이야말로 그의 순응성과 자기합리화를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중략) 타인지향형 인간이 자율성을 원한다면 그는 그것을 혼자 힘으로 이루지 못한다. 그는 언제나 친구가 필요하다."




MBTI 열풍은 식었지만 그 온기는 아직 유지되고 있다.


우리는 사람을 만나면 MBTI 성향을 물어보며 그 사람을 파악하려고 한다.


E는 사람을 만날 때 행복감을 느끼고, I는 집에 혼자 있을 때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관점은 틀린 것이다.


사람은 원래 사람을 만날 때 행복감과 보람을 느끼도록 설계되어 있다.


I라고 집에 혼자만 있으면 안 되고 사람을 만나야 한다.


우리는 E와 I이기 전에 타인지향형 인간이며, 타인지향형 인간은 다른 사람을 만남으로서 얻는 인정과 칭찬으로 생기는 존재감으로 살아있음을 느끼게 된다.


우리는 언제나 친구가 필요하다.




"타인지향형 인간은 만약 자신이 얼마나 불필요한 일을 하고 있는가, 그리고 자신의 생각이나 생활 그 자체가 타인들의 그것과 마찬가지로 얼마나 흥미로운 것인가를 알아차리게 된다면, 그들은 더 이상 군중 속의 고독을 동료 집단에 의지하여 애써 누그러뜨리지 않아도 될 것이다. 개개의 인간은 저마다 그 내부에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한 상태가 되었을 때 인간은 자신의 실제 감정과 포부 등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갖게 될 것이다."




우리가 결국 도달해야 할 경지를 안내판처럼 인도하고 있다.


타인과 비교 전에 우리 스스로의 인생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깨닫는다면 보다 자신에게 집중하고 자신을 위해 살 수 있을 것이다.


우리에게 친구는 필요하다.




"인간의 능력에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으며, 인간의 능력은 인간 개개인의 경험을 자기 힘으로 평가할 수 있는 것만을 소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인간은 반드시 적응형이 될 필요도 없고 또 적응에 시래하지 않아도 상관없으며, 굳이 무규제형이 되지 않아도 좋다.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자유롭고 평등한 존재라는 사고방식은 어떤 의미에서는 정당하지만, 또 다른 의미에서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사실상 인간은 제각기 다른 존재로서 창조되었다. 그런데 서로 똑같아지기 위해서 사회적 자유와 개인적인 자율성을 상실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의 말미에 이 책을 쓰면서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작가가 남겨두었다.


우리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다.


우리는 우리 개인이 가진 길을 각자 가면 된다.


서로 다른 종목의 레이스를 하고 있기에 옆 종목의 진행 상황을 훔쳐보지 않아도 된다.


인간은 원래 서로 다른 존재이기 때문에 같아지려고 하지 않아도 된다.


인간 그 자체로 소중한 것이다.





드디어 <고독한 군중>을 다 읽었다.


타인지향형 인간의 특징을 설명하면서 요즘 사회와 비교하여 꽤 많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던 책이다.


너무 타인지향형 인간을 부정적으로 해석하기도 했지만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고 따라 하려고 움직이는 인생의 발걸음이 좋지 않다는 것을 저자와 마찬가지로 알고 있기에 좀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서 다른 사람을 그만 쳐다봤으면 하는 안쓰러운 마음에 생각을 더 열심히 적었는지도 모른다.


'다른 사람을 쳐다보기 보다 소중한 나의 인생을 쳐다보자.'


라는 말로 이 책을 정리하고자 한다.




냉장고에 있던 오징어로 오징어 두루치기를 만들고 명란과 오이를 넣은 덮밥을 만들었는데 이 두 가지 음식이 너무 맛있어 도저히 기록에 남기지 않을 수 없었다.


맛있는 음식을 요리하고 먹는 것은 나의 소확행이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이 행복이 별이 되어 '나'라는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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