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humann Kinderszenen Op.15 No. 10
사랑한다는 말보다 사랑스럽다는 말에 더 믿음이 간다.
사랑 고백이 길어봐야 몇 년 안에 힘을 잃은 경우를 상당히 경험했기 때문일까, 당시에는 진실이었다 해도 사랑의 숭고함을 안다면 오만한 거짓이 되고 만다.
사랑'한다'보다는 사랑'스럽다' 곧 '네가 사랑이라는 것과 비슷할 것 같다'라는 말이 마음에 더 넓게 와닿는다.
이는 같은 단어가 들어 있는 ‘사랑한다’는 말보다 '너를 좋아한다'는 말에 더 가깝다고 생각한다.
너를 좋아해. “I’m very fond of you.”
영화 <토탈 이클립스> 속 랭보의 한 마디가 여느 영화 속 사랑 고백보다 멋지게 느껴진 이유다.
좋아한다는 것은 상대방의 존재가 나에게 기쁨이 되고 흥미롭고 즐거운 것, 중독되어 내가 아파질 수도 있지만 끊기 힘든 것, 기꺼이 내 시간을 들일 준비가 되어 있고 즐겨 찾게 될 것. 지금 당신이 사랑스러운 것.
사랑보다 직접적이고 당돌하다.
'네가 좋아'라는 말, 꼭 이 순간 이대로 부서져도 될 만큼 감격적인 포옹 같다.
사랑은 과거, 현재, 미래가 모두 있어 숭고하지만 그렇기에 거짓이 되기 쉽다.
지금 이 순간의 중요함을 깨달아갈수록 지금의 상태만을 반영하는 좋아한다는 말이 더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지금에 집중하고 있는 가장 솔직한 애정표현, 좋아한다는 말의 생동감이 좋다.
지금의 네가 나로 하여금 사랑이라는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I’m very fond of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