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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ee Oct 12. 2024

I’m very fond of you.

Schumann Kinderszenen Op.15 No. 10

사랑한다는 말보다 사랑스럽다는 말에 더 믿음이 간다.

사랑 고백이 길어봐야 몇 년 안에 힘을 잃은 경우를 상당히 경험했기 때문일까, 당시에는 진실이었다 해도 사랑의 숭고함을 안다면 오만한 거짓이 되고 만다.


사랑'한다'보다는 사랑'스럽다' 곧 '네가 사랑이라는 것과 비슷할 것 같다'라는 말이 마음에 더 넓게 와닿는다.

이는 같은 단어가 들어 있는 ‘사랑한다’는 말보다 '너를 좋아한다'는 말에 더 가깝다고 생각한다.


너를 좋아해. “I’m very fond of you.”

영화 <토탈 이클립스> 속 랭보의 한 마디가 여느 영화 속 사랑 고백보다 멋지게 느껴진 이유다.


좋아한다는 것은 상대방의 존재가 나에게 기쁨이 되고 흥미롭고 즐거운 것, 중독되어 내가 아파질 수도 있지만 끊기 힘든 것, 기꺼이 내 시간을 들일 준비가 되어 있고 즐겨 찾게 될 것. 지금 당신이 사랑스러운 것.

사랑보다 직접적이고 당돌하다.

'네가 좋아'라는 말, 꼭 이 순간 이대로 부서져도 될 만큼 감격적인 포옹 같다.


사랑은 과거, 현재, 미래가 모두 있어 숭고하지만 그렇기에 거짓이 되기 쉽다. 

지금 이 순간의 중요함을 깨달아갈수록 지금의 상태만을 반영하는 좋아한다는 말이 더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지금에 집중하고 있는 가장 솔직한 애정표현, 좋아한다는 말의 생동감이 좋다.


지금의 네가 나로 하여금 사랑이라는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I’m very fond of you.”



Schumann Kinderszenen, Op.15 No. 10. Fast zu ern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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