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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는 황혼

by 훈자까

유일한 노을의 인사를 목격할 수 있는

그때를 좋아했다


하루 중 가장 밝은 하늘이

아쉬운 뜻을 세상에 비출 때

그제야 찾아오는 보라색의 물결에

온 마음을 적시고 싶었다


새벽별의 찬란한 웃음에

떨리는 심장소리를 애써 숨기며

이른 하루를 맞이하러 나간 어느 날


와아.

또 하나의 보랏빛


누군가의 선물인가

눈을 비비며 저 멀리에 떠있는

걸린 황혼을

눈부시게, 멍하니 내 안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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