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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

by 훈자까

어떤 이는 말하더라

화려한 꽃봉오리에

아픔과 걱정의 가시가 돋아나는 것이

참 고민이라고


나는 맑은 창이었다

괜찮은 사람이구나

밝고 즐거운, 아 정말 좋은 사람이구나

누구에게도. 그렇게 보이고 싶었다.


바스락하더니

쨍그랑 하는 비산은 가히

주위의 모든 이에게 위협적이었다

절대 깨지지 않는 창은 없다고 해도.


나는 말할 수밖에 없다

깨져도

그게 나라고.

그 조각이, 오히려 원만할 때보다 더욱 빛났던

적이, 그래도 미안한 적이 많아서.


선함 아름다움의 극점

결코 깨져야만 도달할 수 있는

찌릿.

시선, 조롱 희생됨 응원이


유려한 눈물길이자

뒤따르는 그림자며

가장 높은 곳의 조각에 도달할 수 있는

빛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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