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도피

by 훈자까

깊어진 마음이 무서워

언젠가 보았던 그 세상에

그곳은 사람은 없지만

하얀 직사각형에는 검은 뱀들의

춤이, 흥미로워서


또 투박해진 세계가 두려워

물질로 가둬진 그 세상에

어느 사람과 함께 했을까

아, 에메랄드 눈동자가 반짝이더니


암전일까?

사실 그 물결은 달콤한.

나를 살리는 독의 바다

진정 바랬던 건가


향했던 발걸음과

도망친 그림자는

결국 같은 아름다움을

배경 삼은 하나의 세계이자


검은 박스

흰 책갈피

누군가의 눈동자


초록빛 세상



keyword
월요일 연재
이전 08화해우(海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