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보자, 해보자” 김연경 리더십 배우기

나는 무려 턱걸이를 3개나 한다

by 류재민

요즘 제가 운동할 때 습관처럼 하는 말이 있습니다. “해보자, 해보자, 후회 없이” 주로 턱걸이를 할 때 맘속으로 주문처럼 중얼거립니다. 저는 턱걸이를 3개나 합니다. 그것도 간신히. 웃지 마세요. 처음에는 1개도 못했는데, 3개나 하고 있으니 얼마나 대단합니까. 박수 쳐 주어야 합니다.

솔직히 턱걸이 1개도 못했을 땐 말이죠. 등 뒤에서 울끈불끈 근육 맨들이 저를 보는 시선이 느껴져 심장은 KTX보다 더 빨리 뛰고, 다리는 사시나무 떨듯 후들거렸습니다. 근육맨뿐만 아닙니다. 원더우먼들은 또 얼마나 안쓰럽고 딱하게 저를 바라봤을까요.


저는 턱걸이를 3개나 합니다. 부럽죠?

그래도 얼굴에 철판 깔고 도전했습니다. ‘X 팔림은 개나 주라고 해’라며 정말 ‘둥근 해를 보자’고 날아올랐습니다. 몇 번의 낑낑거림과 발버둥과 몸부림 끝에 도로 내려오곤 했지만요. 하지만 굴하지 않았습니다. 될 때까지 해보자, 해보자 연신 오르고 또 올랐습니다.


태산이 높다 하되 하늘 아래 뫼이고,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 리 없다고 하는데요. 오르고 또 올라도 오르기 힘든 것도 있더라고요. 육중한 몸을 이끌고 오르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게 턱걸이인가 봅니다.

그런데 1개를 성공하니, 2개를 하고, 2개를 하고 나니 3개를 하는 경지에 이르렀습니다. 조만간 4개도 하고, 5개도 하고, 500개도 할 겁니다. 얼마 전부터 배에 이상한 덩어리가 만져집니다. 식스팩이라고 하면, 절대, 네버 안 믿겠지만요. 거울을 보면 뭔가 여러 개가 ‘희미하게’ 새겨지고 막 그럽니다. 이게 바로 말로만 듣던 '복근'이라고 하는 건가요? 푸핫!


제가 다니는 헬스장 한쪽 벽에 걸린 그림입니다.

태산이든, 턱걸이든 오르지도 않고, 그저 “높다”라고만 하면 평생 못 올라갑니다.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고, 두드려서 열리지 않는 문은 없다고 하잖아요. 도전하면 넘기 힘든 벽도 넘고, 빼기 힘든 살도 쭉쭉 뺄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사실 “해보자, 해보자”는 김연경 선수가 지난 8월 도쿄올림픽 당시 했던 말입니다. 동료 선수들에게 용기를 북돋아 끝까지 해보자는 리더로서의 면모를 보여줬는데요. 그 결과 여러 배구 강국을 물리치고 ‘올림픽 4강’이라는 신화를 썼습니다.


조만간 이 책을 구입해 읽을 겁니다.

올림픽 이후 ‘김연경 리더십’은 국민적 사랑과 존경을 받았습니다. 아무리 상대가 강하고, 실력이 좋다고 해도 자신감과 용기를 잃지 않으면 불가능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자신감과 용기를 잃지 않으려면 은근과 끈기가 바탕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전문용어로 ‘근성’이라고 하죠.


운동선수뿐만 아니라, 기자들에게도 근성이 필요합니다. 기자들에게 있어 근성은 바로 ‘기자정신’입니다. 기자정신이 제대로 박혀있지 않은 기자는 주변에서 일어나는 부조리를 보고만 있을 따름입니다.


그러다 근성 있는 기자가 손발에 땀나도록 취재하고 기사를 쓰면, 그냥 가져다 베낍니다. 남의 기사를 베끼는 건 ‘도둑질’입니다. 도둑질해서 쓴 글을 읽고 싶은 독자가 있을까요? 남의 기사나 보고 베끼는 선배가 후배 기자를 제대로 가르칠 수 있을까요?


기사 한 꼭지를 써도 땀 흘려, 한 줄 한 줄 쓰고 난 뒤 바이라인(기자 이름)을 달았을 때 느끼는 희열. 그건 턱걸이 오백 개보다 벅찬 보람일 겁니다. 김연경 같은 솔선수범 리더십이 운동경기에도, 언론에도 필요한 시대입니다.


자, 다 함께 해 봐요. “해보자, 해보자, 후회 없이.”


Q. 그러나 김연경은 좋은 리더라는 평가가 대부분입니다. 좋은 리더의 조건은 무엇일까요.

"사실 좋은 리더가 뭔지 저는 잘 모르겠어요. 지금도 '좋은 리더' 그러면 '이거다!' 이렇게 딱 이야기할 게 사실은 없는데, 저는 그냥 솔직함인 것 같아요. 그 솔직함이 가장 좋은 것 같아요. 그래서 그 선수한테 가서 뭔가 얘기를 그냥 하고 뭔가 안 됐으면 '안 됐다', 됐으면 '됐다'라고, '앞으로 잘할 수 있을 거다' 이렇게 그냥 솔직하게 이야기를 하다 보면 어느 정도 상대도 이야기를 털어놓고 이야기를 하면서 서로 마음이 통하는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마음이 통하려면 일단 솔직함이 중요한 거 같아요. 솔직하면 큰 문제가 없는 거 같아요. 리더로서 역할이 그런 게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 드네요." -SBS 뉴스 [라커룸 S] 김연경이 답하다 ② 라스트 댄스 그리고 좋은 리더의 조건, 2021년 9월 10일 인터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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