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이어 시골집 담벼락 옆에 인덱스 수영장을 설치했습니다. 설치는 어제 완료했지만, 비가 오는 바람에 공식 개장은 휴일인 오늘로 연기했습니다. 아내는 창고에 넣어둔 구조물을 꺼내다 조립했고, 저와 어머니는 그동안 그늘막을 좀 더 업그레이드하려고 머리를 굴렸습니다. 철물점 사장님의 돈 안 들이고 그늘막 설치하는 방법이 큰 도움이 됐습니다.
담 맞은편에 콘크리트 나사못을 두 곳에 박았고, 양 끝 기다란 배수 기둥까지 4군데에 끈을 잇대어 그늘막을 고정했습니다. 반대편 담에도 비스듬히 그늘막을 늘어뜨려 고정했더니 작년보다 더 근사해졌습니다. 비가 와도 경사면을 따라 빗물이 내려가도록 했습니다. 그늘막이 평평해 빗물이 가운데 고였던 시즌1 때보다 훨씬 효율적이었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이른 아침 수영장 안에 한 시간 반 동안 물을 받아주셨고, 점심때 즈음 아이들과 시골집에 들른 저는 아이들이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온수를 받아 넣었습니다.
하지만 워낙 물이 차가운 데다 양도 많아 집안에서 온수를 가져다 붓는 데 한계가 있었습니다. 또 머리를 굴렸습니다. 긴 호스를 사다가 온수가 나오는 수도꼭지에 끼워 바로 수영장 안으로 연결하자고요.
상황은 녹록지 않았습니다. 일요일에 문을 여는 철물점을 찾기가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동네방네 철물점이란 철물점을 샅샅이 뒤졌습니다. 겨우 한 곳이 문을 열었더군요.
11미터짜리 호스를 사다가 연결했더니 뜨거운 물이 수영장 안으로 ‘콸콸콸’ 쏟아져 들어가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제야 비로소 수영복을 갈아입은 아이들은 첨벙거리며 안으로 들어갔고, 저도 덩달아 끌려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물총 세례를 맞으며 한동안 물장구를 치며 놀았습니다.
참, 정겨운 부자지간처럼 보이지 않나요? ㅠㅠ
시즌1 때는 온수를 넣을 줄 모르고 시골집 지하수의 냉수로 물놀이하다가 저와 아이들 모두 한여름 감기게 걸린 악몽이 있습니다. 이래서 경험이 무서운 겁니다. 올해는 무슨 수를 쓰더라도 온수를 섞고, 중간중간 쉬는 시간을 갖겠노라고 다짐했으니까요. 덕분에 저와 아이들 모두 아직 감기 기운은 없습니다.
다만, 딸이 저와 발장구를 치다 발가락이 부딪쳤습니다. 저녁 내내 찜질팩을 갖다 대고 있는데 상태는 나아 보이지 않습니다. 내일 정형외과에 가서 엑스레이라도 찍어봐야 하겠습니다. 은근히 신경이 쓰입니다. 노는 것도 중요하지만, 안 다치게 노는 게 더 중요하다는 사실, 또 한 번 절실히 느낀 하루입니다.
코로나 재유행이 현실로 다가왔습니다. 신규 확진자가 2배씩 증가한다는 ‘더블링’ 현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런 마당에 어딜 놀러 갈 엄두가 나겠습니까. 더구나 다음 주 아이들은 여름방학에 들어갑니다. 시골집이라도 있어 맘 편히 물놀이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천만다행입니다. 어머니가 계셔서 갈 시골집이 있다는 것도 고맙고 감사합니다.
방통중 2학년 어머니께서 1학기 '올백'을 받아오셨습니다.
방통중 다니는 어머니께서 3년 중 반을 마치셨습니다. 1학년 1학기에 이어 2학년 1학기에도 전 과목 ‘올백 성적표’를 받으셨습니다. 1학년 2학기 한 문제를 틀리는 바람에 수석을 놓친 어머니. 절치부심, 와신상담 끝에 권토중래했습니다. 대단하십니다.
저도 모르는 정수 n의 값도 구하고, 영어 문법과 어휘를 구사합니다. 국어도 하고, 과학도 하고, 음악도 합니다. 잘하는 걸 떠나 즐기십니다. 어릴 적 하고 싶어도 못했던 공부이니, 실컷 즐기셨으면 좋겠습니다.
시골집 워터파크 물속에서 아들이 무등을 타고 앉아 찍어 누를 때, 저는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아, 이것이 자식을 위해 부모인 내가 해줄 수 있는 일이로구나. 아, 힘든 걸 참으면서 즐기는 것이 부모가 앉아 있는 자리로구나. 아, 내 어머니도 등허리가 휘도록 우리 삼남매 키웠겠구나. 아, 아들아 그만 좀 내려오려무나. 내 등허리가 휘다 못해 분질러질 듯 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