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물 샤워, 루틴, 실천
1년 넘게 지속했던 나의 찬물 샤워 루틴이 중단된 것은 지난봄 코로나에 걸렸을 때였다. 컨디션 회복이 더뎌 쉽게 재개하지 못하다가 안 하는 것이 굳어져버렸다.
브런치 작가 신청을 할 때 앞으로 쓸 글의 소재들을 적는다. 그중에 딱 하나 쓰지 못한 것이 이 찬물 샤워 습관이다. 실천하고 않고 있어서 그동안 글로 옮기지 못했다.
나는 찬물 샤워를 7월 1일 아침부터 재개했다.
익숙해질 때까지 또 시간이 걸리겠지만, 좋은 습관을 다시 재개할 수 있어 기쁘다. 찬물을 몸에 뿌리면 웃음이 절로 나온다. 그래서 다시 아침마다 강제로라도 웃게 된다. (특히 겨울에 더 크게 웃을 수 있다.)
찬물 샤워는 면역력을 높여줄 뿐만 아니라, 혈액 순환이나 체중감소 등에 도움이 되고 우울감마저 줄여준다고 해서 시작을 했었다.
나는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행위가 있는데 돈이 들지 않고, 시간도 적게 든다면 일단 해본다. 효과를 충분히 느껴보고 몸에 습관의 흔적이 남도록 일단 반복을 한다.
사실 찬물 샤워는 적응이 잘 안 된다.
이것은 계절의 변화마다 늘 새롭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특히 한겨울에 하는 찬물 샤워는 조금 고역이다. 실외 기온이 영하 10도를 넘나드는 그런 시기에는 샤워기를 바라보며 잠시 머뭇거리게 된다.
그런데 이럴 땐 고민할 필요가 없다.
일단 2~3초 뿌린 다음 할지 말지 결정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밖이 영하 10도이지 물의 온도는 언제나 영상이다. 어쩌다 겨울을 그럭저럭 보냈더니 다른 계절은 쉽게 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것은 잘 모르겠으나 찬물 샤워는 우울감 해소에는 정말 탁월함을 느낀다. 수치는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혈중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 농도가 몇 배가 오르고 1시간이 지나도 기준치 이상을 유지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뭐 호르몬이 어떻고 수치가 뭐가 중요한가, 나에게 좋다면 하면 된다. 몸에 좋은 음식을 먹으며 성분과 수치를 따지지 않듯 좋은 습관도 그냥 매일 밥 먹듯 하면 된다.
인생은 10개의 지식보다 1개의 실천이다.
나를 위한 좋은 습관은 언제나 옳다.
이런 습관을 들이기 위해서는 기존의 관성을 깨야한다. 그런데 이런 변화를 막는 것은 다름 아닌 내 ‘뇌’이다. 뇌는 이런 변화를 본능적으로 싫어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뇌는 변화하지 말아야 할 합리적인(?) 이유들을 내놓는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와이프에게 들은 말을 생각한다.
“귀찮은 건 좋은 거야.”
ㅡ
“세상사에 감사합니다.”
“부족한 제 글 읽으러 와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