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브런치북 401호 VIP 02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도치도치상 Nov 05. 2023

우리 집에 슈퍼스타가 살아요

세 번째 가족 탄생

콩콩이가 태어났어요. 그녀는 몸무게 3.2kg의 건장한 아기였어요.  


환경이 바뀐다는 것은 꽤나 스트레스예요. 지금 상황이 딱 그래요. 콩콩이는 엄마 수영장에서 잘 놀고 있었답니다. 그런데 콩콩이는 나올 준비를 하지도 못한 채 태어나는 길도 아닌 방향으로 꺼내졌어요. 콩콩이는 답답했으나 말로 표현할 길이 없었어요. 콩콩이는 앙앙 울었어요.


세상은 매우 밝았어요. 콩콩이는 눈이 부셔서 눈을 뜨기 조차 어려웠어요. 다른 아기들의 울음소리가 들렸지만 무시했어요. 들려오는 기계음에는 마음이 편안해졌고 졸음이 쏟아졌어요. 콩콩이는 다시 잠에 들었어요.


어렴풋이 눈을 떴을 때는 엄마 아빠로 간주할 수 있는 사람 둘이 콩콩이를 바라보고 있었어요. 이들은 꽤나 행복해 보였어요. 그들 외에도 신생아 실 앞에는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어요. 각 집안의 스타들을 보기 위해서 인산인해를 이루었어요.


집안의 스타들이 등장하자 연신 카메라가 터졌어요. 스타들의 보여준 쇼는 특이할 점은 없었어요. 스타들은 춤도 노래도 기막힌 연기를 선보이지도 않았어요. 단지 신생아 박스 안에 누워있는 모습일 뿐이었어요. 스타들은 간간이 눈을 뜨거나 울었고 잠을 자고 있었을 뿐이에요. 그래도 사람들은 스타들의 몸짓과 눈짓 하나에 열광했어요.


콩콩이의 엄마는 아빠에게 말했어요.

"콩콩이처럼 우리도 어릴 적에는 스타였겠군요."

엄마도 아빠도 아가 시절에는 모두 부모에게 사랑받던 스타였어요. 아빠 눈에 눈물이 고였어요.


엄마들 아빠들 뿐만 아니라 그들의 엄마 아빠도, 그들의 엄마 아빠의 엄마 아빠도 모두 조그맣게 눈을 뜬 모습도, 우는 모습도, 자는 모습도 사랑받던 스타였던 거예요.


부모가 되어야만 부모의 마음을 알 수 있다는 클리쉐는 아니었어요. 오히려 누군가를 조건 없이 사랑할 수 있을 때 자신 역시 그런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대요.


부모들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그러했을 거예요. 의사 선생님들도, 간호사 선생님들도, 병실을 청소하시는 분들도, 주차장 관리자 분도, 저기 횡단보도를 건너는 사람들도, 차를 운전하는 사람들도 너나 할 것 없이 아가 시절 아무 조건 없이 사랑받던 스타였어요. 아가 시절의 그들을 따스한 눈으로 바라봐주는 누군가 있었을 거예요. 그렇게 모든 사람들이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을 엄마와 아빠는 콩콩이가 태어나서야 깨닫게 되었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