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운다는 건
Hello Soejima san,
I really appreciate your music.
Today, I spent the day running around for my 17-month-old baby.
I had to pick her up from her kindergarten because she had a fever.
I rushed to a pediatrician to show her.
Meanwhile, she was freaking out and crying the whole time.
Eventually, she fell asleep in her bed.
And I'm listening to your music, "Life is Better."
Your music brings me to tears. It was not sad tears but tears for joy and feeling beautified.
Yes, "Life is Better" with my baby girl, and it's all worthwhile,
even though being a parent is extremely hard for me.
Thank you,
from South Korea
몇 달 전 아이가 아팠습니다. 어린이 집에서 열이 난다는 소식을 듣고는 얼른 달려갔습니다. 해열제 시럽, 체온계, 물에 적신 가재수건을 들고서요. 도착하자마자 체온을 쟀습니다. 39도 가까이 되더군요. 해열제를 먹이고서는 아이를 차 뒷좌석에 앉혔습니다. 아이는 엉엉 울면서 보챘습니다. 아이를 달랠 틈도 없이 운전에 열중했습니다. 며칠 전에는 뒷좌석에 앉은 아이를 달래다가 차 사이드 미러를 깨 먹었었거든요.
이번에는 별 탈없이 소아과에 당도했습니다. 보채는 아이를 들쳐 없고는 소아과로 뛰어들어갔습니다. 간호사 분이 체온을 쟤 보더니 정상 체온이라고 하시더군요. 해열제를 먹어서 그랬는지 열이 떨어졌더라고요. 콧물감기약만 타서는 다시 아이를 뒷좌석에 태우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네, 아이는 오는 길에도 앙앙 울면서 저를 보챘고요. 아이를 팔로 안아 집까지 올라갔습니다. 우는 아이를 어르고 달랬습니다. 그러더니 곧 잠이 들더군요.
집을 치우고는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토시키 사에지마라는 일본의 기타리스트의 음악이 유튜브 알고리즘으로 뜨더라고요. Life is Better이라는 곡이었습니다. 눈물이 고이는가 싶더니 뚝뚝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의 음악을 들으면서 한 시간 전의 아기와 제 모습이 하나둘씩 파노라마처럼 펼쳐졌습니다. 열이 나는 아이가 걱정이 되었고, 아이는 아픈데 아빠는 보이지 않아서 뒷좌석에서 울고 있고, 그럼에도 아이를 달랠 틈도 없이 온 신경을 다 기울이면서 운전을 했고, 혹여라도 아이가 더 아프게 될까 봐 소아과를 향해서 뛰어 올라갔던 제 모습들이 말이죠.
제 눈물은 고통스럽거나 슬프거나 아프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반대였습니다. 행복했습니다. 그렇게 정신없었던 사건이었음에도 저는 제 삶이 아이 때문에 훨씬 나아졌다는 생각에 닿았습니다. Yes, "life is better" with my baby girl. 그의 곡의 제목처럼 말이죠. 사에지마 상의 음악이 고맙고 감사해서 위의 댓글도 남겨두었고요.
제가 사십 평생을 살면서 크게 잘했다고 생각한 것은 없습니다. 소시민인 제가 뭘 그렇게 대단한 일을 했을까요. 한 가지 잘한 일이 있어요. 아이를 키우는 일입니다. 콩콩이가 없었다면 미묘하고도 복잡하고도 정말 힘든데 행복한 감정을 과연 느낄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벌써 콩콩이는 18개월이 되었습니다. 콩콩이가 자라서 제 글을 읽는다면? 행복한 상상을 해 봅니다. 아빠의 사랑과 마음이 딸에게 잘 전달되기를 바라면서 이 글을 모았습니다.
도치도치상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