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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eseung Mun Oct 15. 2016

내읽책_매스커레이드 호텔

히가시노게이고의 주전공영역

히가시노게이고의 책 들 중에 세 번째로 '매스커레이드 호텔'을 읽었다. 


https://brunch.co.kr/@jaeseungmun/78

https://brunch.co.kr/@jaeseungmun/67


앞서 읽었던 두권은 사실 히가시노게이고의 주전공 영역의 책은 아닌듯하다. 그런 기준에서는 '매스커레이드 호텔'은 그의 주전공의 영역의 책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물론 그럼에도 '백야행'이나 '용의자 X의 헌신'만큼이나 추천되는 책은 아니지만 말이다.








이 책의 핵심은 호텔이라는 공간감을 가지고 있는 공간 내의 구성과 호텔 특유의 서비스 제공 안에서 형성되는 관계상에서 사건의 추적이 진행된다는 것이다. 객관적으로 증거라고 제시되는 요소들이 몇몇 있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 단순하게 이야기가 전개된다기 보다는 그런 요소들이 호텔과 어우러지는 느낌이다.


거기에 다른 극도로 촘촘하게 맞물려 전개되는 추리소설의 경우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고도화된 범인의 범죄설계와 그걸 어떻게 알아낼 수 있을지 의하해할 정도로 파해해나아가는 주인공이 첨예하게 대립하지만 '매스커레이드호텔'의 이야기는 그런 고도화된 추리소설보다는 조금 더 캐쥬얼하게 혹은 정말로 일반적으로 있을 수 있을 법한 수준의 살인사건 해결의 이야기로 흘러간다. 즉 어떻게 보면 이야기가 좀 헐렁해 보일 수 있지만 현실성은 '매스커레이드호텔'같은 이야기가 더 있는 것이다. 그런 구조 속에서 주인공들 역시 그렇게 천재적이지도 혹은 치밀하지도 않으며 꽤 오랜 시간의 흐름과 꾸준한 탐구를 통해서 그리고 우연한 증거포착 속에서 문제를 풀어낸다. 다행히도 그런 타이트하지 않은 흐름속에서도 마지막까지 누가 도대체 범인인지는 알기 어려우며 그렇기에 쫀득하게 사람을 잡아두지는 않을지라도 마지막까지 책을 놓지는 못하게 만드는 그런 책이기도 하다.








이 책의 하드커버 뒷면에는 '매스커레이드 호텔'의 남자 주인공인 형사 닛타 고스케에 대한 문구가 적혀 있다. '유가와 교수, 가가 형사를 잇는 새로운 캐릭터,'라는 표현과 함께 말이다. 하지만 사실 오히려 나는 닛타의 캐릭터는 색깔이 없어서 극 중의 매력이 좀 많이 떨어지는 것이 아닐까 싶다. 아울러 여자 주인공인 야마시기 나오미는 그와 반대로 호텔리어로서의 삶을 계속 살아왔음에도 갑자기 살인사건 현장에 있게 된다는 이유로 그 사건의 해답을 혼자 고민하고 추리해보는 어색한 엉뚱함을 보인다. 거기에 닛타의 교생선생님이었던 사람이 느닷없이 등장해서 사건의 열쇠가 될 수 있는 깨달음을 얻게 해 준다던지 하는 부분은 전체적인 소설의 연결을 억지로 붙여놓은 듯한 부분으로 느껴지게 한다. 그런 면에서는 '매스커레이드 호텔'이 최고의 추리소설에 포함되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다.








어쨋든 이 책은 500페이지이지만 책을 빨리 읽는 사람이라면 3시간 정도를 투자하면 읽을 수 있을 정도로 빠르게 읽혀지는 책이다. 히가시노게이고의 주전공 분야를 한 번 체험해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그렇게 어렵지도 않은 적절한 작품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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