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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참 많다

색연필 그림일기

by Eli

뭐가 참 많다.


각종 ID와 비번, 단상을 적은 수첩

일기와 그림일기 노트

브런치와 드로잉 작업할 때 필요한 태블릿

만년필과 색연필, 스마트폰, 차 key

가장 중요한 안경 등등

뭐가 참 많다.



주어진 세월을 지나가기 위해선

밥이나 옷 말고 다른 것이 필요하다.

설사 그것이 사기라 해도

설사 그것이 요망한 눈속임이라 해도

다큐가 아닌 동화나 허구가

어둠을 빛으로 만드는 마법이 필요하다.


밥 때문에 하루를 견디고

그 하루가 한 달이 될 때까지

꼭 밥 때문에 사는 건 아니라고 생각되는

그 무언가가 필요하다.

설사 그것이 환상이라 해도

설사 그것이 돈 안 되는 짓거리라 해도

해야만 하는 당위보다

헛짓거리가 얼마나 시간이 잘 가는가.

얼마나 스스로 기꺼이 마음을 내주는가.


만년필이 색연필이 태블릿과 그림일기가

내게 갈망을 품게 하고 끝나지 않는 성장통이

사금파리 같은 글이 되도록

알록달록 무지개 그림이 되도록

옆구리를 간질인다.

자꾸 그 속에서 빛을 보게 한다.


밖이나 내 안이나

뭐가 참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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