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li Oct 28. 2022

잠들지 않는 것은

색연필 그림일기 2


한 권의 책을 이루어 보겠다는

근본 없는 욕망을 품은 지 얼마나 되었다고

핑계는 진즉에 뒷걸음치기 시작했

그러나

흔들리지 않는 삶이여

내가 쫓는 것들은 모두 다 내게서 달아나는 것들이다


욕망이든 꿈이든 그 무엇이든

종내는 핑계로 변할 것들

다시 내 품을 찾아 파고들고

나는 자꾸만 겨드랑이가 가벼워

어두워 보이지 않는 길을 훨훨 가고 싶다

나 살면서 한 번도 그래 보지 않아

자꾸 그래 보고 싶다고 겨드랑이가 간지러워지는 나를

핑계는 가자미 눈으로 흘겨본다


뭐 어쩌라고


가을비 오락가락

풍경 소리 사납다

창이 들썩거리나 품은 마음이 들썩거리나

잠들지 않는 것은 바람만이 아니구나.


매거진의 이전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