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O에서는 사람을 중심으로 일한다. 사람으로 시작해 사람으로 끝나는 대표적인 휴먼 서비스 조직이다. 기업과 조직문화를 비교해도 많이 다르다. 많이 다른 것들 중에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소통의 언어들이다.
좋은 가치를 가지고 좋은 일을 하는 곳이니 투입 대비 산출로 생산성을 측정할 수 있는 일들에 한계가 존재한다. 그러다 보니 주관적인 가치로 평가되거나 좋은 것이 좋다는 식의 결론, 지원했다가 곧 결과인 경우가 많다. 모든 NGO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아래와 같은 특징이 있다.
첫째, Discussion이 없다. 의견을 주고받는 특히 반대 의견을 내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 부정적인 의견도 좋게 포장해서 말하려는 경향을 띤다. 그래서 10분이면 도달할 대화의 목적지가 1시간이 걸리거나 더 길어질 때도 있고 결론 없이 끝날 때도 있다. 그렇다고 충분한 논의가 이뤄진 것도 아니다. 서로 해야 할 이야기를 하지 않고 주변만 서성이다 끝난다. 제대로 된 토론 문화가 필요하다. 충분한 논의로 결론에 도달했다면 서로 인정하고 존중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생각을 나누고 의견 내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자.
둘째, Direction이 없다. 사람의 성향이나 기관의 리더십에 따라 다르지만 디렉션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구체적인 일의 지시보다 방향성이 모호하다. 디렉션이 정확하면 보다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거나 이것도 해야 하고 저것도 해야 하는 식의 디렉션들이 많다. 모두 하면 좋겠지만 모두는 결국 아무것도 안 한 것으로 끝날 때가 많다. 여러 개 중 하나를 선택해서 받는 리스크보다 0이 되더라도 모두를 선택함으로써 당장의 아쉬움이나 불편함을 없애는 것이다. 불확실성이 높고 다수가 경쟁하고 서비스하는 곳에서는 명확한 디렉션을 통해 날카롭게 목표에 꽂힐 수 있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삽질을 피할 수 있고, 돌고 돌아 결국 원점으로 돌아오는 것을 막는다.
셋째, Decision이 없다. 책임소재가 모호한 결정을 내리거나 다수결에 맡겨질 때가 많다. 그렇다고 적절한 타이밍에 결정하지도 않는다. 사람이나 환경의 변화를 만들어 내는 곳, 모든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수렴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때로는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하다. 이러한 커뮤니케이션 과정은 책임을 모호하게 만든다. 그리고 타이밍을 놓치고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좋은 의사결정도 타이밍을 놓치면 그 효과는 절반이다.
최혜정 코너스톤포굿 대표의 강의를 들으면서 NGO는 3D 직종이라는 말에 공감이 갔다. 그때나 지금이나 내가 몸담고 있는 곳도 크게 변하지는 않았지만 과거 입사 때 보다 많이 바뀌었고 또 변화를 요구받는 것도 사실이다.
여러 변화들 중 하나는 휴먼 서비스 조직이지만 사회적 변화를 만들어 성과를 측정하기 위한 노력들이다. SK도 눈에 보이는 매출액, 순이익만이 아닌 사회적 가치를 더해 경영성과를 평가하고 이를 지표로 만들어 내고 있다. NGO라고 예외일 수 없다. NGO의 자원이 후원으로 운영된다면 더욱 그렇다. 사회의 변화를 이끌고 지원하는 대상에 대한 변화를 후원자들과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지 우리는 고민해야 한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최근 화두이다. 최재붕 교수는 오장칠부로 스마트폰이 추가되고, 포노 사피엔스 문명이 시작되었다고 말한다. 이미 변화가 되고 있었지만 코로나로 인해 그 속도가 가파르다. NGO도 마찬가지이다. 온라인으로 이뤄지는 마케팅, 서비스 등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고 오프라인으로 이뤄지는 일에도 데이터에 기반한 분석과 커뮤니케이션이 늘어나 소통의 모호성을 줄일 것이다.
변화는 느리지만 그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다. 리더로서 일을 한다면 3D만 잘 챙겨도 일 잘러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