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번씩 바뀌는 데크 위의 냥이들
'고등어'네 가족이 데크를 점령하고 이상한 질서가 잡혀가며 평화가 유지되고 있었습니다. 한동안은...
이곳의 원래 주인이었던 '턱시도'는 데크 끝으로 밀려났고 '고등어'는 데크를 다 차지하고 살았는데 신기한 건 '치즈 2호'입니다. 원래 '치즈 2호'는 데크 오른쪽을 영역 삼고 있었는데 거의 데크에서 살다시피 하고 있고
요즘은 '고등어'와 같이 데크전체를 자기 영역으로 삼고 있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요즘엔 '고등어' 새끼들을 돌보며 마치 아빠처럼 지낸다는 것입니다(중성화 수술 전까지)
새끼들과 밥도 같이 먹고 데크에 누워 새끼들과 낮잠도 자고... 정말 아빠 같습니다. 처음 '고등어'가 데크를
차지하기 위해 패악을 떨 때 이 '치즈 2호'는 다리를 다쳐 절고 있을 때였는데 그때 마주치기만 하면 '고등어'가 이 '치즈 2호'를 공격하여 이 아이는 자리를 피하곤 했는데 이제 이들은 가족처럼 지내고 있습니다.
무슨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치즈 2호'와 '고등어'는 마치 부부처럼 행동하기도 합니다.
이 '치즈 2호'는 목요일 아침 중성화 수술을 위해 병원에서 수술을 마치고 금요일 낮 다시 집 마당에 풀어 주었는데 이 애가 다시 예전처럼 그렇게 지낼지 모르겠습니다.
이 데크에서 둘이는 사이좋게 지내며 새끼 육아도 같이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신기한 건 데크에서 밥을 먹고 있거나 놀다가도 새끼들이 나만 보면 도망가는데 '치즈 2호'와는 같이 있는 것도 신기합니다.
이 수컷 치즈를 '고등어'가 아빠로 만들었나 봅니다. 아니면 그새 발정기가 또 와 '치즈 2호'와 부부가 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고등어'는 또 '치즈 2호'의 새끼를 가진 것일지도 모르고요... 아무튼 이들은
너무 사이좋게 지내고 있습니다. 고양이는 포육기간에도 임신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러던 요 며칠 데크에서 새끼들이 보이지 않고 조용하기도 했는데... '자두'와 산책길에서 돌아오는 길, 윗집의 데크에서 '치즈 2호'가 '고등어' 새끼들과 놀고 있는 걸 봤습니다. 이사를 가서 거기서 애들과 놀고 있는 건지... 그냥 놀러 간 건지... 길 건너편 윗집까지는 직선거리로는 30m쯤 되는데 이곳으로 새끼들을 데리고 갔나 봅니다. 안 보이던 애들이 거기서 '치즈 2호'와 놀고 있었습니다. 이 집은 '턱시도'가 초기에 이 데크에서 살기도 했던 집입니다. 아무튼 다시 우리 집 데크에는 애들이 없어졌고 이 집 데크에서 발견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밥때가 되면 '고등어'는 이 아이들을 몰고 우리 집에 와서 밥을 먹고 갑니다.
궁금한 건 과연 '치즈 2호'가 수술받고 무사히 돌아와 다시 이 애들의 아빠 노릇을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데크를 비우고 이사 간(?) '고등어'네가 잘 안보이자 요즘 '삼순이'가 자주 오고 있습니다. 이 애는
처음엔 데크 밑에서 냐옹거리며 자신이 왔다는 걸 알리더니 이젠 데크 위에 올라와 쉬기도 하고 놀다가기도 합니다. '턱시도'는 이 애를 쫓아내지 않습니다. 그리고 신기한 건 이곳에 오는 애들을 다 쫓아내던 '치즈 1호'도 요즘엔 이 '삼순이'가 올라와도 가만히 놔둡니다. 어차피 '고등어' 가족에게 밀린 데크... 신경 쓰지
말자...라는 건지 하여간 '고등어'가 없을땐 데크엔 '삼순이'가 자주 옵니다. 이 '삼순이'는 이젠 내 손길도 허락
하고 '자두'네 우리에도 들어가는 등 '자두'도 무서워하지 않는 듯하고 좀 괴짜 녀석입니다.
'고등어'에게만 피하고 도망 다닙니다.
'고등어'는 밥때 찾아왔길래 닭고기를 주었더니 물고는 윗집으로 갑니다. 새끼들 먹이려는 거겠지요.
냥이들은 이렇게 예측할 수 없이 변화무쌍합니다. 그냥 이렇게 안정이 되고 정착이 되나 했는데 '고등어'네
가족이 다시 이사를 하고(완전히 간 건지 모르지만) 데크엔 또 변화가 왔습니다.
그런 '고등어'는 내 소리가 나면 귀신같이 달려옵니다. 특히 통조림을 따면 어김없이 나타납니다. 그리곤 먹고 좀 놀다 돌아가는데 완전 이사를 한 건지... 당분간 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또 언제 이리로 와서 자릴 잡을지... 새끼들도 어미 따라 우리 집 데크에 오기도 합니다. 새끼들은 요샌 제법 용감해져서 내 곁에 2m 이내로도 옵니다. 너무 어려 다 놓아주었지만 포획틀에 4마리가 잡혔더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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