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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mes 아저씨 Nov 18. 2024

#어쨌든, 일상

2. 동네적응

                    이사 온 동네에서 자두와 저는 적응 중입니다 

                    아직 모든 것이 낯설고 어색하죠. 

                    특히 동네로 들어오는 진입로가 마을회관부터 급격히 좁아져 1대만 다닐 수 

                    있는 좁은 길이어서 서로 마주치면 누군가는 양보를 해야 하고 낯선 길, 

                    꼬불꼬불한 1차선 도로에서 후진으로 길을 비켜주어야 합니다

                    바퀴가 살짝이라도 벗어나면 밭으로 추락이거나 도랑으로 추락입니다. 

                    아주 고역이죠... 

                    운전을 30년을 했어도 아직도 좁고 구불거리는 길을 후진하는 건 진땀이 납니다.

                    자두도 아직은 이 동네가 어색하긴 마찬가지... 산책길이 아직도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예전 동네에선 우선 집에서 나가면 왼쪽길이냐 오른쪽 길이냐에 따라 아침엔 

                    오른쪽으로 가고 저녁엔 주로 왼쪽으로 가 마을회관 골목으로 동네 한 바퀴 

                    도는 코스로 루틴 하게 정해져 있지만 아직 동네에선 거미줄 같은 동네 길에 나도 

                    아직 가보지 않은 길이고 어디가 어딘지 몰라 선뜻 들어서길 꺼려집니다.

                    그러니 자두도 매번 이쪽, 저쪽으로 정해지지 않은 길을 갑니다

                    게다가 이 동네는 길은 좁은데 차는 자주 다녀서 수시로 차가 오면 자두와 저는 한편에 

                    바짝 비켜서야 합니다.

                   이사 온 다음날부터 집 주변 동네 분들 댁에 인사를 드리러 다녔습니다.

                   첫 번째로 우리 윗집입니다.

                   이 댁 어르신은 이사 전 주차문제로 우리 집 식구들과 약간의 신경전을 한 적이 있어

                   제일 먼저 갔습니다. 

                   그때와는 다르게 아주 친절히 인사를 받아주시고 마을 노인회 총무님 댁에도 가보라 하시며

                   동네 살이의 팁까지 알려주십니다.

                   그런데 어제 아침 이 댁에서 김장을 했다고 두 포기를 제게 가져다주었습니다

                   제가 김장하는데 가서 뭐 도와드린 것도 없는데 말입니다.

                   이게 시골살이의 맛이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이 어르신댁 바로 위엔 자그마한 절이 하나 있습니다.

                   두 번째로 인사하러 간 집이 이 절이었습니다.                     

                   스님 한 분이 게시는 절로 아담한데 지역문화재로 지정된 목조 좌불상이 하나가 있더군요. 

                   인사도 정겹게 맞아 주시는 스님께 나중에 한잔 마시러 오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 아래쪽펜션이 하나 있는데... 

                   이곳은 관광지도 아닌데 무슨 펜션이 있을까 의아합니다. 

                   바로 우리 집의 왼쪽 뒤편에 있지요. 

                   주말이면 손님들이 와서 늦은 시간까지 술을 마시거나 담소를 나누는 소리가 들리기도 합니다.

                   그 펜션 너머엔 작은 교회가 있는데 목사님 부부가 있는 개척교회라고 합니다.   

                   아직 그분들을 뵙지 못해 직접 인사는 못 드렸습니다.

                   그리고 우리 윗집 어르신 말씀대로 이 마을 노인회 총무님 댁에도 인사를 드리러 갔다가 

                   붙잡혀 커피도 마시고 총무님의 입담을  30여분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 댁 부부 두 분 정말 재밌는 분들입니다. 

                   사모님께선 귀촌이 상당히 불편하고 싫다고 하시며 마구 불평을 늘어놓습니다.

                   처음 보는 제게도 시골살이가 너무 싫다고 빨리 서울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남편 쪽에 눈을 흘기며 이야길 하십니다.

                   그런데 남편인 그 총무님은 꿈쩍도 안 하시고 온 동네의 소식을 다 들려주십니다.

                   어느 집에 누가 살고 뭐 하는 사람이고... 

                   하이고~ 처음 보는 제게 완전 동네 오리엔테이션을 하는 듯하십니다.

                   그리고 우리 옆집은 우리 집과 담장 하나를 사이에 두고 서로 마당을 볼 수 있는데 

                   우리 집 대지가 조금 위쪽이라 내려다보는 형국입니다. 

                   그 댁도 이사 오신 지 얼마 안 되셨다고... 하고 아주 조용하고 조용한 집입니다. 

                   하지만 그 댁 안주인 말로는 첨엔 우리 집에 개가 있어 무섭고 걱정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생전 짖지도 않고 자길 봐도 반응이 없어(?) 다행이라 하십니다.

                   우리 집 입구 집에도 인사를 드리러 갔는데 

                   그 댁은 군에서 예편하고 귀촌하셨다는 분입니다. 

                   노모와 부부가 오신 것 같습니다.

                   저 보다 3주 먼저 이사 오셨다고 합니다.

                   맞은편 펜션으로 가는 길에는 작은 농막 같은 집이 하나 있는데  

                   그 댁은 주말 농장으로 주로 주말에 와서 밭을 일구고 쉬었다 가신다고 합니다.

                   지난 주말 자두와 산책 중에 만나 인사를 나눴습니다

                   물론 이게 다 총무님께서 전해주신 정보들입니다.

                    자두와 저는 매일 두 번씩 산책을 나가며 만나는 동네분들께 인사를 합니다

                    시골에서 적응하는 데는 일단 인사가 제일 좋은 방법 같습니다.

                    자주 만나는 분들은 이제 자두를 기억하고 인사를 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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