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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ne jeong Nov 03. 2022

가을이 봄에게 카톡

포토 에세이

사계절이 푸르디푸른 이곳은 밖의 풍경으로 계절을 구별하기 쉽지 않다.

유일하게 색다른 봄.

자카렌다(jacaranda) 옅은 보라색 꽃이 나뭇잎을 재워놓고 사그락사그락 작은 소리로 꽃 문을 연다.

아 봄이 왔구나!! 봄의 첫발은 늘 자카렌다 높은 가지에서 아슬아슬 시작한다.


 우리나라 벚꽃축제와 비교하면 시골 동네 작은 점방 수준으로도 설명이 부족하지만 유일하게 다른 계절임을 느낄 수 있는 풍경이다.

이 시기가 되면 눈앞의 모습보다 추억에 담겨 있는 벚꽃의 은은함, 핑크빛인 듯 하얀 나비인 듯 수북이 내려앉은 고목의 어느 나무 아래로 달려가는 모습이 아련해 마음 한쪽이 서운하다. 


우리 집의 봄은 겨울잠을 자고 나온 청개구리가 나타나면' 봄'이라는 신호다.

봄부터 가을까지 해를 밀어낸 불빛이 유리창을 뚫고 외출하면 창가로 청개구리가 놀러 온다. 커튼 내리는 시간을 뒤로 미룬다. 청개구리에게 충분한 식사 시간을,

옆에 잔디밭 카페에서 이슬 티를 주문할 때까지.


작년에는 앞다리 하나를 다쳐서 사냥을 잘하지 못하는 청개구리가 있었다. 고양이들이 먹는 생 닭가슴살을 잘게 잘라서 주었는데 먹지 않았다. 남편이 나방을 잡아서 주었더니 긴 혀로 순식간에 먹었다.

며칠 전부터 드디어 청개구리가 나타났다.

봄봄봄봄 봄이 왔어요.~~

봄이랑 놀고 있을 때.


카톡~~

가을이 배달되었다.

꽃보다 더 화려하고 무엇으로 저 넓디넓은 산을 붉게 물들일 수 있을까? 계절의 변화에 많은 것을 내려놓는다.

필요한 것이 사라지는 이 순간이 좋다. 참으로 넉넉하다.

단양 구인사
나는 넘지 못하는 담을 너는 넘는구나!!  안부를 묻는다 !!
할머니 앞에서 재롱부리는 손주들!!
별들이  잔디밭으로 피크닉 나왔어요!!
푸른 봄, 뜨거운 여름 ,단풍 든 가을, 텅 빈 겨울 벤치 사계절이 한곳에 머물다.
꽃을 시샘하던 나뭇잎, 꽃이 되었다.



한 줄 요약: 봄이 가을에게 안부를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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