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거리를 두고
웃는 법을 배우지 못하면
나이가 들었을 때
웃을 일이 전혀 없을 것이다.
- 에드가 왓슨 하우
특히 손가락이나 손을 다치는 일은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있다.
어쩌면 우리를 괴롭게 하는 것들의 대부분은 손에 난 작은 흠집처럼
아주 사소한 것에서 비롯되는지도 모른다.
그것은 마치 바짝 깎은 손톱으로 단단히 묶인 매듭을 풀려고 할 때의 불편함 같은 것.
그 고통은 우리의 몸 구석구석을 파고들며 자꾸만 정신과 육체를 바닥으로 끌어당긴다. 잠깐 방심이라도 하면 상처 하나가 파버린 구덩이 속에 하루가 온통 함몰되어 다시 헤어 나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이제 상처의 메커니즘을 경험했다면 그만큼의 내성이 생겼을 것이다.
그 단단한 갑옷을 입고 다음의 고통을 맞이하면 된다.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상처는 시간이 지나면 다 아물기 마련이다. 패인 부위만 바라보며 발을 동동 구르고 사는 이는 없다. 어느새 새 살이 돋아나고 고통은 흔적도 없이 지워진다.
아이가 자라나는 과정도 마찬가지다. 호기심이 넘치고 어디로 달려갈지 모르는 발걸음을 늘 붙잡아 메어둘 수 없기에 아이를 상처 하나 없이 키운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우리는 모두 그렇게 성장해왔다.
그리고는 훗날 같은 종류의 어려움에 닥친 이에게 '그땐 그랬었지'라며 위로를 건넬 수 있다면 대단한 것이다. 적어도 그 싸움에서 살아남았으니까. 자신을 포기하지 않은 것이니까.
인생이 마구잡이로 내던지는 상처에 대처하는 방법은,
그것에 몰두하지 않는 것이다.
#행복의 정의
사는 것이 일방통행이라면 얼마나 수월할까.
고통스러운 사건들을 잘못 들어선 길인 듯 유턴해서 되돌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다행일까.
그러나 계획했던 일이 늘 일사천리로 이루어지고, 생각했던 일들이 눈앞에 금방 펼쳐진다면
우리는 과연 진정한 행복을 느낄 수 있을까.
상처 하나 없는 손을 위해 발을 동동 구르며 살면 결코 행복할 수 없을 것이다.
허황된 기대만 쫓으며 손에 난 굳은살 하나를 떼어내기에만 몰두해 있다면 우리 삶 도처에 널린 일상의 행복들을 잊고 사는 셈인 것이다.
걱정거리를 두고도 웃을 수 있다면 진정으로 행복한 사람이다.
손등에 피어난 거친 삶의 흔적과 상처들을 내려다보며 그동안 참 열심히 살았다고,
어쩌다가 향이 좋은 핸드크림에 반짝이는 손등의 부드러움에 웃음 지을 수 있다면,
가끔씩 꾸미는 네일아트에 기분 좋은 하루를 보낼 수 있다면 그것이 진정한 행복이다.
너무 예쁜 손보다는 적당한 상처와 까칠함을 가진 손이 편안한 것.
너무 완벽한 인생보다는,
다시 곧 반짝거릴 수 있고 부드러워질 수 있는 보통의 삶이 더 행복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