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제인톤 Aug 13. 2021

요린이가 요가 꾸준히 하는 최고의 방법

정답 없는인생에 운동은 꾸준히하는 것이 정답

35살 요가학원에 등록하다

그 전에도 몇 번 다니긴 했지만 거의 기부한 셈이다. 하지만, 이제는 늦출 수가 없다. 서른 중반이 되면서부터 체력이 예전 같지 않고 더 이상 운동을 미루면 안될 것 같았다. 남편과 같이 다니려고 했지만 퇴근시간과 맞지 않아 아쉽게도 나만 등록했다.



게으른 내가 벌써 3개월차 요린이

오전반을 등록했고 현재 3개월차 요린이다. 기부하고 싶지 않아 조금 의지를 냈더니 출석률이 아주 만족스럽다. 앱에서 높은 출석률을 보면 정말 무지 뿌듯하다. 그래서 이 기분을 만끽하기 위해서라도 웬만하면 빠지지 않으려고 한다. 반가운 선순환이다.


게으른 내가 열심히 다닐 수 있었던 이유가 또 있다. 요가학원 예약 시스템이다. 한 수업에 11명까지 예약할 수 있고 해당 인원이 다 차면 대기 순서를 받는다. 다음주 수업까지 예약할 수 있어서 나는 미리 예약을 걸어놓는다. 이 말은 내가 예약한 수업에 노쇼를 하면, 오고 싶었던 다른 회원분이 나 때문에 수업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된다는 것이다. 내가 안 가면 그만인 것이 아니라 민폐를 주는 상황이 되버린다. 그래서일까, 예약한 11명은 노쇼없이 거의 다 출석한다. 나처럼 남에게 피해주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회원님들이 많은 것 같다. 어쨌든 요 예약시스템이 나의 성격과 합이 잘 맞은 덕분에 출석률이 높아졌다.


그렇다해도 뭐 사람이 꾸준히 한다는게 말처럼 쉬운일인가. 절대 아니다. 매일 안가고 싶다. '아.. 오늘만 가지 말까..' 악마의 진부하지만 달콤한 속삼임을 듣는다. 하지만 그 속삭임에 넘어가서 기분 좋았던 적이 별로 없다는 것을 인지한 후 부터는 만나뵙기 어려웠던 천사도 날 자주 찾아온다. '지금 힘들어도 하고나면 분명 하루종일 좋을거야. 진짜야!'


"그래 가자!" 이불을 한 번에 박차고 나오지는 못하고 곡소리와 함께 침대에서 내려와 주섬주섬 요가복으로 갈아입는다. 시원한 물 한잔을 마시고 거울 앞에 서서 얼굴 상태를 체크한다. 허리까지 오는 머리를 고무줄로 질근 묶는다. 어제 바른 로션이 얼굴에 아직 남아있어 따로 덧바르지 않고 마스크를 쓴다. 귀찮기도 하다. 잔뜩 부은 얼굴 상태가 엉망이어도 마스크가 있으니 준비 시간이 절약돼서 참 좋다. 마스크 쓰고 제일 좋은 점이다. 집에서 5분 거리에 있는 요가학원에 도착한다. 여기까지 온 게 장하다. 요가 매트를 깔면서는 '아.. 수업 언제 끝나지..'라는 생각이 스친다. 좀처럼 범잡을 수 없는 생각이다.


예전에 잠깐 다녔던 학원에는 한쪽 벽면을 채울 정도로 큰 거울이 있었다. 그래서 동작을 할 때마다 나의 몸을 체크할 수 좋았다. 하지만 바로 옆 사람이 안보일리 없다. 나는 분명 거울에 반사된 나의 몸을 보고 있지만 신기하게도 옆 사람이 눈에 들어온다. 무의식적으로 비교가 되고 자연스럽게 생각이 따라온다. '뭐야.. 이 동작 나만 이렇게 안되는거니...?'


지금 다니는 요가 수업에는 거울이 없다. 거울에 비춰지는 사람들과 물건들이 보이지 않으니, 내 몸에 더 집중하게 된다. 다른 것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 것만으로도 굉장한 집중력이 생긴다. 거울은 없어도 동작을 몸으로 느끼면서 눈으로 체크하고 틀린 동작을 수정한다.



동작보다 어려운 정신세계

요린이는 다 어렵다. 동작도 어렵지만 생각을 비운다는 게 참 어렵다. 머릿속 떠다니는 생각들을 잡기 어렵다. 특히 힘을 덜 요구하는 쉬운 동작은 간혹 잡생각이 든다. 요즘 고민하는 것들이 구름처럼 떠다닌다. 지우려 할수록 더 크게 자리잡는다. 그러다 힘을 요하는 어려운 동작을 하면 잡생각이 사라진다. 온몸 부들부들 따라가기 바쁘니까. 하루는 숙인 고개를 위로 훅 올라오는데 빈혈같은 것이 확 왔다. '헉.. 이렇게까지 어지럽다고..?' 요가하다가 쓰러져서 창피해지는 일 없도록, 정신줄 확 붙잡고 중심을 맞췄다. 생존본능이다. '아. 큰일 날 뻔 했어..' 안도한다. 심호흡을 깊게 하고 다음 동작을 카피한다. 아까 했던 걱정거리가 생각나지 않는다. 그래서 힘든 동작이 싫은데 또 좋다.




요가를 꾸준히 하는 최고의 방법

요가를 오래하는 최고의 방법은 바로 돈을 쓰는 것이다. 그리고 다른 사람과 함께 해야 한다. 누구나 알고 있듯이, 운동은 돈을 내고서라도 꼭 해야하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의지박약으로 출석률이 걱정된다면, 더 비싼 돈을 내고 등록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할인된 수업료로 기뻐할 것이 아니다. 조금 더 비싸게 주고 등록했더라도 꾸준히 출석했다면, 그 돈은 전혀 아깝지 않다. 그러니, 운동을 오랫동안 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당장 학원에서 가서 할인이 안되도 일단 등록을 하자. 그렇게 귀찮은 걸 꾸준히 하다보면 결국 나에게 값지게 돌아온다. 정답없는 인생에, 운동은 꾸준히 하는 게 답이다.



당신은 평생토록 하고싶은 운동이 있나요?

운동은 꾸준히 해야한다. 그렇다면 요린이가 요가를 꾸준히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꾸준히 하고싶은지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한다.   오래하고 싶은걸까. 체력을 기르기 위해서 하는 것도 있지만 요가는 평생토록 하고싶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예전부터 평생토록 꾸준히 하고 싶은 운동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게 요가가  수도 있을  같다. 흰머리 수북한 할머니가 되어서도 오랫동안 요가 하고싶다. 근력있는 할머니는  멋져보인다. 강사님처럼 언제쯤 잘할  있을지보다 당장 내일의 출석약속을  지켜야하는 요린이지만 누구나 처음은 있고   하고 있으니까, 계속 잘해봐야겠다.


당신은 평생토록 하고싶은 운동이 있나요?


작가의 이전글 이 또한 지나가게 만들 수 있는 방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