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

by 장발그놈

국을 한 번 저어

기름을 흩어 놓는다


맞은 편에 눈이 있다

나를 주시하는 눈


샛노란 계란말이를

입안에 넣는다


시선을 맞춘다

입꼬리를 올리고

혀에 닿기도 전에

웃음을 만든다


바작대는 어금니

잠깐 멈췄다가

넘긴다


국을 뜬다

입 안에 머물고

내려가지 않는다


눈은 여전히

내 앞에 있다


같은 얼굴로

같은 속도로

그릇이 빈다


물컵을 들어 입을 헹구고

휴지를 반으로 접어

입가를 한 번 누른다


조금 더 길게

시선을 한 번 더 맞춘다

손을 천천히 떼고

잠깐 그대로 둔다


그 다음에야

몸을 일으킨다


신발을 신고

문을 닫는다


골목을 몇 걸음 걷다가

낯선 문을 밀고 들어간다


텅 빈 테이블들과 의자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간다


숟가락을 든다

입에 넣는다


보던 눈이

보이지 않는다


그제야

목 안에

흘러 들어간다

수,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