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을 한 번 저어
그릇 가득 담는다
맞은 편에 입이 있다
닫혀있던 문이 열린다
샛노란 것이
들어가는 걸 바라본다
닫히는 입
혀에 닿기도 전에
만들어진 웃음
나는 그것을 안다
어금니가 닿는다
잠깐 멈춘다
그 멈춤에 흔들린다
국을 뜬다
틈 안에 흘러가고
입 안에 머문다
입은 여전히
내 앞에 있다
같은 움직임으로
비워지는 것을 본다
물컵이 올라간다
휴지가 접히고
입가가 눌린다
조금 더 길게
입은 나를 향한다
눈은 떼지 않지만
손은 천천히 떨어진다
나는
떨어진 빈자리를 본다
그 다음에야
입은 완전히 닫힌다
신발이 덧 씌워지고
문이 닫힌다
창에 비치는 그림자는
다른 문으로 들어간다
보이지 않지만
벗어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눈은 감기고
입을 새긴다
벌어진 입술 사이에
검은 눈동자가 차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