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 Ⅱ

by 장발그놈

국을 한 번 저어

그릇 가득 담는다


맞은 편에 입이 있다

닫혀있던 문이 열린다

샛노란 것이

들어가는 걸 바라본다


닫히는 입

혀에 닿기도 전에

만들어진 웃음

나는 그것을 안다

어금니가 닿는다

잠깐 멈춘다

그 멈춤에 흔들린다

국을 뜬다

틈 안에 흘러가고

입 안에 머문다

입은 여전히

내 앞에 있다

같은 움직임으로

비워지는 것을 본다

물컵이 올라간다

휴지가 접히고

입가가 눌린다


조금 더 길게

입은 나를 향한다

눈은 떼지 않지만

손은 천천히 떨어진다

나는

떨어진 빈자리를 본다

그 다음에야

입은 완전히 닫힌다

신발이 덧 씌워지고

문이 닫힌다

창에 비치는 그림자는

다른 문으로 들어간다

보이지 않지만

벗어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눈은 감기고
입을 새긴다




벌어진 입술 사이에

검은 눈동자가 차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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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