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가드닝 일기 - 나는 생초보 가드너다
2022년 가드닝의 꿈을 가득 안고, 봄이 시작되자마자 우리 집 작은 마당에서 처음으로 심었던 꽃은 페튜니아다. 나팔꽃과 비슷하게 생긴 아르헨티나 원산지의 이 녀석은 도로변 곳곳에서 흔하게 보이는 꽃들 중 하나인데, 봄에 한번 심으면 가을까지 줄기차게 꽃을 피워 내는 가성비 최고인 녀석이다.
페튜니아의 꽃봉오리가 시들기 시작하면 그 시든 꽃들이 영글기 전에 뾱뾱 바로바로 뽑아 주고 있다. 그러면 다음의 새로운 꽃들을 더 빨리, 더 많이 만날 수 있게 된다. 특히 이 녀석의 생명력과 개화력은 올해 우리 집 정원에서 키웠던 일년초 중에서 최고를 자랑한다. 무시무시했던 지난여름의 2차 장마를 꾸역꾸역 견뎌내면서 비록 볼품은 많이 없어졌지만 10월의 마지막까지도 꿋꿋하게 꽃을 피워 낼 것 같은 기세다.
한편, 페튜니아와 비슷하게 생겼는데 전체적으로 잎과 꽃이 더 미니미니 한 녀석이 있으니 바로 슈퍼벨, 밀레니엄벨이라고 불리는 아이들이다. 지난봄 주황색의 녀석을 택배로 주문, 화분에 심어 두었는데 초록색이 가득한 곳에 놓아두면 주황과 녹색의 대비로, 마당의 한쪽에서 작지만 큰 존재감을 보여주며 오랜 기간 피어 있는 녀석이다.
이 녀석은 장마를 지나면서 꽃이 모두 사라지고 너무 치렁치렁 해져서 얼마 전 순지르기를 한번 해줬다. 새순이 다시 돋아나서 가을이 끝나기 전에 다시 한번 꽃이 필지 모르겠지만 내년에도 우리 집 정원의 포인트 컬러를 위해 주황색의 밀레니엄벨은 재구매 예정이다.
그리고 로벨리아. 짙은 청색의 하늘하늘한 이 꽃은 화분에 심어 어디에 놓아도 고급스러운 느낌을 전달해 준다. 꽃의 크기는 작지만 많은 꽃들이 한 번에 피면서 풍성한 볼륨감을 만드는데, 개화기간도 길고 또 꽃이 지고 난 후 순지르기를 한번 해주면 또다시 금방 자라나서 새로운 꽃들을 가득 선물해 주는 기특한 녀석이다.
다음은 버베나. 가성비 최고의 일년초로 많은 가드너들이 선택하고 있는 이 꽃은 봄에 한번 화분에 심어 놓으면 가을까지 쭉 꽃을 피우는 단단한 느낌의 녀석이다. 또 몸집도 금방 크게 크게 키우니 꽃가게에서 구입할 때 작아 보인다고 한 번에 많이 사지 않는 것을 추천드린다.
지난봄에 처음에 심었을 때는 큼직한 트레이 화분에 자리가 남는 느낌이었는데 어느새 몸집을 키우더니 너무 빽빽 해져서 통풍이 잘 안 되는 버베나의 아랫부분이 상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 녀석도 꽃이 진 후 꽃대를 바로바로 잘라 주면 다음 꽃을 또 빠르게 올려서 귀엽고 앙증맞은 아이들을 계속 볼 수 있다.
그리고 버베나 각각의 컬러가 은근 강렬해서 여러 가지 색들의 버베나를 한꺼번에 모아서 심으면 조금은 촌스럽게 화려해질 수 있으니, 다양한 컬러보다는 한두 가지 색만 조합해서 심는 것이 좋을 듯하다.
여름 장마가 끝난 후 8월 초 버베나가 많이 상해서 모두 뽑아내고 새로 들인 아이는 일일초와 펜타스다. 일일초는 작년에도 심어 보았는데 이 꽃의 이름처럼 매일매일 피고 또 핀다. 또 노지 월동이 안 되는 이 아이는 겨울에 집안에서 키우면 다년생처럼 키울 수 있다고 한다.
펜타스도 마찬가지다. 별 모양의 꽃을 가득 달고 있는 아프리카 따듯한 나라 출신의 이 꽃은 겨울에 집안에서 키우면 다년생으로 계속 함께 할 수 있다. 펜타스는 이번 2차 장마의 그 어마어마한 비에도 비교적 잘 버티고 있는 모습이고 또 새로운 꽃봉오리를 계속 올리고 있어서 마당 노지의 꽃이 거의 끝나 가고 있는 우리 집 정원을 가을까지는 채워주지 않을까 싶다.
또 다른 소식. 우리 집의 거의 유일한 장미 퀸 오브 하트가 7월 중순 본격적으로 2차 개화를 시작했다. 지난 봄보다 훨씬 적은 수의 꽃봉 그리고 아주 작고 아담한 화형이지만 그래도 또 한 번 우리 집 마당에서 장미꽃을 볼 수 있다는 건 감동이다.
에키네시아는 아직도 미국산 참스 사탕 같은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튼튼하게 달려 있다. 7월 한 달 넘게 에키네시아는 그 많은 비들을 견뎌내며 꿋꿋하게 서 있는 당찬 녀석이다. 그리고 노란빛이 도는 작은 에키네시아 하나를 꽃가게에서 사 와서 마당에 심었다. 내년에는 분홍색, 주황색, 노란색의 에키네시아가 마당을 가득 채워주길 기대해 본다.
그럼 만화의 가드닝 일기. 오늘은 이만.
(2022년 7월 16일~ 7월 3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