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여행기 - 스코펠로스 가는 법
맘마미아의 배경이 된 작고 아름다운 섬
우리 가족의 그리스 여행 플랜은 거의 내가 짰다. 그러다보니 가고 싶은 곳은 다 내가 가고 싶은 곳 위주로 여행계획이 완성되었다. 그 중에서도 대망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스코펠로스와 스키야토스! 어렸을 적 처음으로 봤던 뮤지컬 때문이었을까, 맘마미아의 배경이라는 설명만으로도 나에게는 충분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그리스 중북부? 쯤에 위치한 스코펠로스 덕분에, 우리는 과감하게 가장 유명한 산토리니를 포기해야만 했다. 뭐, 동생말로는 산토리니에서 그닥 볼 게 많진 않았다고 하는 말을 그대로 믿어서 오히려 결정하기 더 쉬웠던 것 같기도 하고.
산토리니를 포기하는 것보다도 어려웠던 건 스코펠로스를 2박으로 할지, 스키아토스를 2박으로 할지 결정하는 문제였다. 더 작은 섬이지만 한적하고 아름답다는 스코펠로스를 선택할 것이냐, 아니면 밤에도 바와 파티가 있고 더 큰 섬인 스키야토스를 선택할 것이냐. 두 곳 모두 아름다운 해변이 있다고 하니 더 결정하기 어려웠다.
사진을 찾아보니, 나와 동생의 취향에는 스코펠로스가 더 아름다운 해변이 많다고 느꼈고 또 가족중심의 우리 같은 이들은 밤문화따위 별로 즐길 새도 없이 골아떨어지기 때문에 스코펠로스에 2박을 묵기로 결정했다.
결론적으로는 정말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스키야토스의 밤문화에 대해서는 겪어보지 않아 말할 수 없겠지만 스코펠로스의 해변은 스키야토스랑은 비교가 되지 않게 아름답다. 스코펠로스는 대부분 자갈 해변이라서 더 물이 깨끗하게 느껴지고, 섬 자체가 더 산악지형이다. 그에 반해 스키야토스는 모래해변이 많고 좀더 평평한 지형의 섬이라 스코펠로스보다도 크기가 작은데도 사람들, 상점, 식당 등이 더 많은 번화가이다.
본격적으로 스코펠로스 여행에 대해 얘기하기 전에, 가는 방법을 알아보자.
스코펠로스/스키야토스 가는 방법
1. 비행기로 스키야토스 가기:
돈이 정말 많으면 스키야토스의 작은 공항으로 입국할 수 있다. 경비행기만 왔다갔다 하는 공항이 있다. 아테네, 그라츠, 코펜하겐 등 유럽 등지에서 올 수 있는 방법으로 한국에서 가는 방법은 없다! 스키야토스에 있는 부티크 호텔을 예약해야지만 갈 수 있다는 설이 있었는데 지금 찾아보니 딱히 그런 건 없고, 단지 거기서 호텔까지 셔틀이 있는 곳들이 몇 곳 있더라 하는 것 같다. 이 경로로 갈 수 있는 부자거나, 유럽에서 거주하시는 분들... 부럽다... 부러워서 질투나서 그러니 이 방법은 알아서 예매해서 잘 가라.. 안알랴줌. 어차피 알지도 못함..
2. 볼로스 항구(Volos Port)에서 배편으로 스키야토스/스코펠로스 가기:
가장 배편이 많고, 많이들 가는 방법은 볼로스 항구에서 스키야토스/스코펠로스를 가는 것이다. 보아하니, 배편은 '볼로스-스키야토스-스코펠로스'를 왕복? 으로 다니는 것 같다. 페리 예약은 https://www.go-ferry.com/
에서 하면 된다. 이 사이트 이외에도 페리를 예약할 수 있는 사이트가 몇 가지 있는데 나는 이 사이트가 영어 지원이 되고, 한두달전 표까지도 예매가 되서 이 사이트로 선택했다. 다른 곳은 표가 잘 안 나오더라... 배편으로 갈 때 주의할 점은, 항구까지 갈 교통편을 잘 알아보라는 것. 볼로스는 아마 버스나 기차가 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혹시 차를 렌트해서 가는 경우엔 차편을 실을 수 있는 배가 스케줄에 있는지를 확인하고 차편도 이미 티켓을 끊어 놓자.
3. 만토우디 항구(Mantoudi Port)에서 스코펠로스/스키야토스 가기:
혹은 아테네에서 거리상 더 가까워보이는 만토우디 항구를 통해 갈 수도 있다. 역시 https://www.go-ferry.com/에서 예약 가능하다. 만토우디 항구를 통해서 가면 스코펠로스는 확실히 볼로스보다 싸고 시간이 덜 걸리게 갈 수 있다. 하지만, 볼로스에 비해 만토우디는 정말 작은 항구라서 가는 길이 만만치 않다... 거리상으로는 가까워보여도, 한 번 고속도로를 벗어난 순간부터, 계속해서 산길을 달리기 때문에 속도가 나지 않았다.
그리고 구글 지도를 조심하자... 구글지도가 만토우디 항구와 완벽히 동기화가 안 되어 있어서, 도착점을 산길 한 중간으로 안내한다! 산길 한 중간 절벽 사이로... 저 밑에 만토우디 항구가 보일 것이다. 어떻게 아냐고? 바로 우리가 만토우디 항구로 갔거든 하하!! 그래도, 이 사실만 알고 가면 나쁘지 않을 것이다!
그리스어를 읽을 수 없어도 뭔가 가면 안될 것 같은 길이 나오면 다시 내려가 논밭이 펼쳐진 곳에서 아무나 붙잡고 만토우디를 외치자. 그런 외지인이 꽤나 되는지, 우리가 만난 한 농부님은 영어도 못하시면서 웃으시며 만토우디~ 하며 손가락으로 다른 길을 가리키셨다.
그리고 이 항구는 정말 작아서 주위에 아무 상점도 없으니, 아침 일찍이거나 점심때라면 그 전에 과일이나 먹을 것을 가볍게 싸가는 것을 추천한다. 배 안에서도 과자만 팔고 식사끼니로 할 만한 것은 팔지 않는다.
+ 필자는 어떻게 갔는가:
필자는 왜 만토우디 항구와 볼로스 항구로 가는 방법을 다 알고 있을까 궁금하지 않는가? 둘 다 이용했기 때문! 계획편에서 본 사람은 알고 있겠지만, 우리 가족은 아테네에서 만토우디 항구를 통해 스코펠로스를 갔고, 스키야토스로 이동 후 거기서 볼로스 항구로 들어갔다. 그리고 메테오라로 갔다가 아테네로 돌아왔다. 우리는 최단거리 위주로 계획을 짰다.
만토우디 항구에서는 '만토우디-스코펠로스-스키야토스-스코펠로스-만토우디' 순으로 운행을 하고, 볼로스 항구에서는 '볼로스-스키야토스-스코펠로스-스키야토스-볼로스' 순으로 운행을 한다. 다시 말하면, 만토우디에서 스키야토스를 가는 표를 예매하면, 결국 중간에 스코펠로스에서 섰다가 간다는 말이다. 최대한 동선을 짧게 짜려면 우리가 짠 동선을 따르는 것을 추천한다.
메테오라도 볼 생각이 있으면 꽤나 좋은 경로라고 생각한다. 볼로스에서 메테오라, 메테오라에서 아테네로 돌아오는 길은 고속도로가 잘 되어 있어서 운전하기도 쉽다. 가장 복병은 만토우디까지 가는 길, 그리고 스코펠로스 안에서 운전하는 길이다. '대관령과 제주도를 운전해봤다'하는 사람은 크게 걱정할 거리까진 아니라고 본다! 또 하나 염두할 것 - 운전하는 길이 힘들수록, 경치가 너무나 아름답다.
볼로스에서 메테오라 가는 길 어딘가에서또 하나 주의할 사항:
마지막으로 스코펠로스로 이동시 주의해야 할 점은 바로 배편이다. 스코펠로스가 더 한적하긴 해도, 스키야토스보다 몇 배는 큰 섬이기 때문인지, 중요 마을이 두 곳으로 분산되어 있다.
Glossa와 Skopelos가 바로 그 두 마을.한쪽은 스코펠로스 타운, 한쪽은 글로사(Glossa)라고 불리며 그 두 곳 모두 마을 근처에 항구가 있다. 자신이 묵는 곳에 따라 어느 항구가 유리한지도 따져보자. 해가 지고 나면 가로등이 없어 운전하기 어려우니 꼭 그 전에 운전해 오는 것을 추천한다. 차를 가지고 가지 않는다면 배편이 도착하고나서 바로 셔틀버스가 있으니 그걸 타고 다른 마을로 넘어오자. 놓치면 비성수기에는 하염없이 기다려야 할 수가 있다. 우리 배편은 모두 글로사 항구쪽이었는데, 숙소는 스코펠로스 타운이어서 하루에도 몇 번씩 왔다갔다 했던 것 같다.
글로사 마을 어딘가.이렇게, 가는 것도 힘든 스코펠로스/스키야토스이지만, 한 번 가면 너무 아름다워서 두 번 세 번 가고 싶어지는 곳이 있다니. 아름다운 그 곳의 햇살과 여유가 벌써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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