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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nnaBanana Sep 30. 2018

그리스 여행기 - 스코펠로스의 해변편

카스타니 해변, 아기오스 이오나니스 해변, 파노모스 해변

그리스의 작은 섬에서 으레 기대하듯이, 작은 해변들을 들쑤시고 다니며 일광욕을 즐겼다. 맑은 물과 쨍한 햇살, 여유롭고 친절한 사람들과의 만남을 즐겼다. 해변은 생각한 것보다 작고 초라해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마치 무인도에 온 것처럼, 인적이 드물어서 그런지 깊게 집중하여 파도소리를 듣고 바다와 교감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유럽에서는 여름 휴가를 한 두달씩 별장에서 지낸다던데, 만약 그럴 수 있다면 이런 곳에 와서 내가 지금 겪는 그런 시간을 보내지 않을까. 

에어비엔비에서 마주한 바람과 햇살.


스코펠로스에서 가볼만한 곳들을 나열해보겠다.  ⭐️⭐️⭐️꼭 가야 하는 곳.

지도 링크 참고)

관광지 1 - 카스타니 해변 (Kastani Beach) 

관광지 2 - 아기오스 이오나니스 해변 & 맘마미아 교회 (Agios Ioannis Beach)

관광지 3 - 스코펠로스 다운타운

관광지 4 - 파나깃사 타워& 성모마리아 교회 (Panagitsa Tower & The Church of the Virgin Mary)

관광지 5 - 파노모스 해변 (Panormos Beach)

식당 1 - 피니카스 식당 (Finikas Restaurant)

식당 2 - 아그난티 식당 (Agnanti Restaurant)


그 외에도 가볼만한 유명한 곳들

밀리아 해변 (Milia Beach)

아기오스 리기노스 수도원 (Monastery St. Riginos) - 안가봄 

스타필로스 해변 (Stafilos Beach) - 안가봄 

호볼로 해변 (Hovolo Beach) - 안가봄 

파랄리아 페리볼로우 해변 (Paralia Perivolou) - 안가봄


이번 편에서는 스코펠로스의 해변들 중 가장 좋았던 세 해변 -  카스타니 해변, 아기오스 이오나니스 해변, 그리고 파노모스 해변을 다루겠다. 다음편에서는 그 외의 관광 장소들과 식당 등을 다루겠다.


우리는 부활절 기간에 간터라, 좀 더 떠들썩한 분위기를 예상했는데 정 반대였다. 왜 그런가 하다보니 알게 된 사실! 그리스정교회부활절은 개신교부활절보다 1주일뒤라고 한다. 또한 여름휴가지로 유명한 곳이다보니, 겨울과 봄, 즉 4월까지는 거의 절반가량의 식당들이 문을 열지 않는다.


나는 오히려 사람이 거의 없어서 모든 해변, 관광지에 우리 가족밖에 없었던 것이 참 좋았다. 물 온도가 차서 수영은 못했지만 원래 수영할 생각보단 발 정도 적시는 데에 만족하는 사람들이라 더 즐거웠다. 쌀쌀할 수 있지만 봄햇살이 너무나 따스한 봄날씨라고 할까나.


카스타니 해변 ( Kastani Beach)

사람 하나 없던 카스타니 해변

카스타니 해변은 하얀 자갈로 이루어진 해변으로, 모래 해변과 차원이 다르게 파랗고 깨끗한 바닷물을 볼 수 있는 곳이다. 크로와상 모양으로 생긴 이 조용한 해변은 나무와 암벽으로 끝이 둘러쌓여 있어 그 아름다움을 더한다. 이 곳의 아름다움을 어떻게 더 잘 표현할 수 있을까. 파도와 바람에 실려오는 반짝거리는 햇살을 본다면 누구라도 탄성을 지를 수 밖에 없을텐데. 내가 가본 해변 중에 가장 아름답고 고요하고 맑은 바다를 마주할 수 있도록 해줬던 곳이다.


 다행히 동생의 아이폰에 짧은 비디오를 찾아 반짝거리는 햇살의 아름다움을 공유하고자 한다. 그 공간의 1/10정도밖에는 담아내지 못하는 비디오의 한계에 유감을 표한다. 

파도와 바람에 실려오는 햇살.
기분이 좋아 인어공주 놀이를 좀 했다.
아빠.. 왜 하필 연두색 바람막이에 빨간 등산바지를 입어야 했나요..


아기오스 이오나니스 해변 & 맘마미아 교회 (Agios Ioannis Beach)

누군가 스코펠로스에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대부분 그 이유는 뮤지컬/영화 '맘마미아'일 가능성이 99%다. 그리스 지중해의 작은 섬, 바로 맘마미아의 도나가 정착하여 살기 시작한 그 곳이니까. 게다가 그녀의 딸 소피는 아주 작은 섬 교회에서 결혼을 하지 않았던가. 

영화 맘마미아 속 결혼식을 치뤘던 작은 교회로 가는 길.

그 교회가 바로 스코펠로스의 아기오스 이오나니스 해변에 있다. 어쩌면 스몰 웨딩을 꿈꾸게 한 (사실은 엄청나게 비싼 연출의 결과겠지만) 가장 초기의 영화 중 하나가 아니었을까? 맘마미아 영화는 대부분 스코펠로스와 스키야토스에서 촬영했다. 

돌 계단이 멋진 맘마미아 교회

조금 험한 길을 달려야 도착할 수 있는 곳이지만, 또 그렇게 해서 간 대로 재미가 있다. 아빠는 계속 식은땀이 나고 심장이 두근거린다고 말하며 운전을 하셨고 엄마는 계속해서 나오는 절벽에 소리를 지르셨다. 나와 동생도 숨죽이며 우리가 가는 길을 응시했다. 하핫! 꽤나 가파르고 바로 옆이 절벽이라는 점을 참고하자. 성수기에는, 스코펠로스 다운타운에서 이 해변으로 바로 오는 보트 투어도 있는 듯하니 운전이 무섭다면 그 옵션도 나쁘지 않겠다.

섬은 마치 작은 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메인 섬과 이어져 있다. 교회는 꼭대기까지 계단으로 올라갈 수 있는데 바람이 많이 불고, 은근 가파른 덕에 겁쟁이 가족인 우리에겐 또 하나의 도전이었다. 올라가면 우리가 차를 타고 온 길과, 교회가 어떻게 메인 섬과 이어져 있는지가 한 눈에 보인다. 교회에 올라가는 동안, 계단이 들꽃과 잡초에 둘러쌓여 있어 싱그러운 기분이 들었다. 어떻게 이런 분위기의 교회가 있을 수 있지?

근데 사실 정상의 교회는 별로 볼 게 많지는 않다. 음... 나무에 달린 정체를 알 수 없는 종 정도? 


교회를 중심으로 양옆 바다는 어찌나 파랗고 아름답던지, 스틸 영상을 몇 개씩이나 찍고 몇번이고 계속 돌려봤다. 대리석인지, 마블이 잔뜩 겹겹이 끼어 결대로 쪼개진 멋진 바위와 크리스털 같은 바다가 감동적이었다. 햇빛을 받는 방향에 따라서인지, 바다 및 암석의 색깔에 따라서인지, 청록색부터 수영장 타일 같은 파란색까지 다양한 바다의 색을 볼 수 있었다. 파도가 바위에 부딪혀 하얗게 부서지는 모습을 거품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고 눈을 크게 뜨고는 바라봤다.

그리스에서 찍은 영상을 통틀어 가장 좋아하는 영상.

바위를 밟고 내려가 발을 물에 담그고 한참이나 앉아 있었다. 이끼가 좀 있어서 위험한 부분이 없지 않아 있지만 그 외에는 파도가 세거나 다칠 가능성이 높아보이지는 않았다. 모래가 없어 괜히 발에 끼거나 물을 닦아내기 어려운 상황이 없었다. 


근처에는 글로사 마을이 있어, 글로사 마을에 들러 아그난티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코스도 좋다. 아그난티 식당은 곧 뒤에서 다루겠다. 자, 이제 파모노스 해변으로 가볼까.

돌아가는 길에 차 안에서 본 풍경. 작은 마을과 굽이굽은 도로, 작은 해변들


파모노스 해변 (Panormos Beach)

마지막으로 파모노스 해변. 섬의 서쪽이라서 해질녘에 노을을 보기에 좋다. 명색이 스코펠로스의 최고의 해변으로 꼽히는 곳으로, 이 곳 역시 카스타니 해변처럼 하얀 자갈이 매력적인 곳이다. 또 스코펠로스의 다른 해변들은 근처에 가게나 식당/카페가 전혀 없이 무인도에 온 것 같은 느낌인데 이 곳은 레스토랑과 바가 바로 해변 앞에 있다. 물론 몇 군데 안 되지만. ㅎㅎㅎ 

파모노스 해변의 해질녘 풍경

우리 가족은 파모노스 해변을 아침에 한 번, 오후에 한 번 갔는데 아침에는 잔잔했던 반면 오후에는 하얗고 세게 파도가 부서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강렬한 주황빛과 하얀 파도가 강하게 기억에 남는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이러하다. 성수기에 갔으면 파라솔도 많고 문을 연 식당이나 바도 많았을 텐데 아쉽기도 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사람이 없어서 좋았던 것 같기도 하고. 덕분에 사진 찍기 삼매경에 빠져 예쁜 사진도 몇 장 건졌다.

주의해야 할 점은, 이 해변 뿐 아니라 다른 모든 해변이 그랬지만, 규모가 작다는 점이다. 물론 붐비지 않는 덕에 언제나 여유롭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어떤 대단한 것을 기대하는 거라면 실망할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래도 스코펠로스에서 본 해변 중엔 가장 크고 평지에 있는 해변인 것 같다. 맘마미아 1에서 해변으로 등장한 곳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그덕에 해변 주위로 작은 식당과 주거지가 있어 근처를 산책하기에도 좋다.

해변을 바라보고 있는 작은 바. 점심 때는 문을 열었던데, 저녁에 가보니 이미 문을 닫고 정리된 상태였다.

이렇게 해변편을 마무리한다. 갔다 온지 5개월만에 글을 쓰다니, 게으른 나를 반성해야겠다. 그래도 다시금 찍었던 사진들을 들추어보며 행복해져서 그런지, 이제라도 쓰길 잘했다고 생각이 든다. 그래, 이제라도 쓰면 됐지! 곧 이어 2편에서 다운타운, 식당, 에어비엔비 등에 대해 써서 공유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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