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를 깊이 관찰하고 조금씩 발전할 수 있어
퇴근 후 요가를 가는 이유
지난 1월, 한겨울부터 퇴근 후 요가를 다니기 시작했다. 팬데믹 이후 집에서 홈트로 요가를 하다가, 도저히 이렇게 어설프게 하기는 싫었고. 홈트하는 사람을 온라인으로 봐주는 프로그램도 참여해봤지만 서툰 나의 자세를 교정하기에 노트북 화면 속에 갇힌 강사님이 말로만 교정해주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회사 일이 끝나고 집 근처로 오면 벌써 시간이 늦기 때문에 회사에서 일 마치자마자 가서 할 수 있는 곳을 찾았고, 다행히 회사 근처에서 프로페셔널하고 시스템이 잘 갖춰진 요가원을 찾았다. 그리고 지금까지 잘 다니고 있다. 잘 다니고 있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홈페이지에서 예약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미리 확인해서 퇴근시간과 이동시간, 운동 후 집에 가는 시간을 맞추기 좋다. 또 많은 지역에 분점을 가지고 있는 요가원이기 때문에 작게 운영하는 개인 요가원들과 달리, 클래스의 질적인 부분과 개인적인 성장까지 아쉽게 생각하지 않게 해 준다. 수업이 잘 진행되도록 룰을 지켜 운영하고, 운영하는 시간 동안 스트레칭부터 마무리까지 물 흐르듯 구성하여 꼼꼼하게 진행하는 프로 강사들이 운영에 참여한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초보들이 접근해도, 열심히 참여하면서 도전할수록 조금씩 내 실력이 늘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 또 세심한 핸즈온을 빼 놓을 수 없다. 수강생이 많아도, 바로바로 수강생들의 동작과 난이도를 잘 소화하는지 여부를 눈으로 체크하고 세심하게 '끗'을 살릴 수 있게 핸즈온 해 주신다. 그럴 때가 너무 좋다. 조금의 도움을 받아 완벽을 기할 수 있게 해 주시는 것. 조금만 도와주면 더 잘 할 수 있는 것에 진짜 그 조금이 되어 주시는 것. 놓치지 않고 챙겨 주시는 것. 요가나 필라테스는 어설프게 동작을 여러번 하는 것보다, 한 번의 동작을 제대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요가 강사들은 '할 수 있는 만큼만 하세요' 라는 말을 자주 한다. 몸의 구석구석을 깨우고, 근육을 다치지 않고 제대로 쓰는 법을 배운다. 그렇게 해서 운동이 거듭 될수록, 몸의 선이 곧게 서고, 근육이 단단해 지는 것을 느낀다. 조금씩 어려운 동작을 무서워하지 않고 도전해 보게 되고, 초반에는 몸이 덜 풀려 제대로 못 했던 동작도 끝무렵에는 몸을 제대로 써 해 내게 된다. 거기서 또 자신감을 얻고, 또 뿌듯한 마음을 가지고 또 다음 도전을 할 수 있다.
요가는 결코 정적인 운동이 아니라, 힘든 운동이라고 생각한다. 생각도 많이 하면 안 되고, 내 몸과 동작, 흐름에 집중해 호흡을 같이 제대로 써 가며, 잘 버텨야 한다. 그래서 쉽지 않은 운동이고, 몸을 쓰는 에너지와 근력을 만드는 힘을 생각하면 결코 쉬운 운동은 아니다. 퇴근 후 요가를 하는 많은 사람들이 어렵다고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직장에서 힘든 일들은 요가를 하면서 많이 잊혀지고 털어내진다. 그리고 다음 날을 잘 살 마음과 에너지를 얻게 된다. 요즘 요가에게 감사하는 날이 많다. 다정하고 세심하고 힘 센 운동. 조금씩 발전하고, 나를 깊이 들여다보게 해 주는 운동. 요가 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