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시를 읽는 것을 좋아한다.
짧은 글에 깊은 내용을 담아내는 시는 특별하다.
특히 삶을 돌아보게 하는 시를 사랑한다.
내가 사랑하는 시 중 하나는
사무엘 존슨의 <인간의 소망과 허영>이다.
사람들은 바라고 기도한다
정치권력의 소망
지성의 소망
부국강병의 소망
장수의 소망
미모의 소망
그렇지만 이것들보다는
너의 열정을 부어
건강한 마음을 기도하게
다스릴 수 있는 정도의 열정과
포기할 수 있는 의지를
채우기 힘들 정도의 사랑을
계속 변질하는 고통보다
강건한 인내를
머릿속에 더 행복한
미래의 자리를 꿈꾸며
죽음을 자연이 주는
은퇴의 휴식이라 여기는 소망을
이런 것이 자연의 법이
우리에게 준 복이며
이런 복을 주는 자가
주고 싶어 하는 복이라
지혜로운 마음을 잠잠히 하며
마음 스스로 찾을 수 없는
행복을 만들어 보게
모두의 삶은 유한하다.
어떤 이도 나와 타인의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
아픔을 겪으며 그것을 온몸으로 배웠다. 경험하지 않고 깨달을 수 있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말이다.
그렇지만 그래서 제대로 알게 되었다.
현재 살아가는 삶의 소중함을.
정치권력, 지성, 부국강병, 장수, 미모.. 당연히 모두가 원하는 요소들이다. 나도 당연히 원한다. 그렇지만 이것을 통해 나의 삶이 진정 풍요롭고 행복해질까?라고 생각한다면 대답은 NO! 다.
이 시는 우리가 무엇을 추구하며 살아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그것은 건강한 마음, 다스릴 수 있는 정도의 열정, 포기할 수 있는 의지, 채우기 힘든 정도의 사랑, 강건한 인내이다.
무릎을 탁 쳤다. 맞다.
우리가 진정 바라고 기도해야 할 것.
바로 이것들이다.
내가 관여할 수 없는 나를 둘러싼 환경, 타인, 외적인 요소들과 상관없이 진정 나를 가득 채울 수 있는 것.
삶을 풍요롭고 희망차고 지혜롭게 만들 수 있는 것.
오히려 더 얻기 어려운 것.
그렇기에 바라고 기도하며 하나씩 쌓아가야 하는 것.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들이다.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볼 수 있는 건강한 마음.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는 나를 지킬 수 있고 다스릴 수 있을 정도의 열정.
나와 맞지 않는 것을 버릴 수 있고 필요하다면 포기도 할 수 있는 의지.
가득 채우고도 넘쳐흘러서 채우기 힘든 정도의 사랑.
기다리고 참으며 시간의 흐름 속에 나를 맡길 수 있는 강건한 인내.
오늘도
이것들을 얻을 수 있기를,
이것들을 원하는 지혜를 가질 수 있기를
진정 바라고 기도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