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장: 위기를 직면하는 글쓰기 3

[메시지의 힘: PR 글쓰기 실전가이드]

by 김지은

Story 3. 조직 안과 밖, 메시지는 다르게 설계하라.


위기 상황이 터지면 많은 조직이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하나의 메시지면 충분하다."

예를 들어보자. 한 식품회사가 제품 리콜을 발표했다.
외부 보도자료는 정교하게 준비되었지만, 동일한 내용을 내부 직원들에게 그대로 공유했다.
그 메시지를 접한 직원들은 궁금해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앞으로 조직이 어떻게 바뀔 것인지, 그리고 우리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보도자료에는 외부 이해관계자를 위한 언어가 담겨 있었지만,
직원들이 실제로 알고 싶었던 핵심은 빠져 있었다.


누구에게 말하느냐에 따라, 같은 메시지도 전혀 다른 설계가 필요하다.


같은 이야기라도, 다른 언어가 필요하다.


기자는 이번 사안이 왜 중요한지, 어떤 영향과 파급력이 있는지,
문제의 원인과 배경은 무엇인지에 대한 명확한 설명을 원한다.
직원은 맥락과 감정, 그리고 앞으로의 방향을 알고 싶어 한다.
고객은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묻는다.


이 셋에게 같은 문장으로 말하면, 누구에게도 진심이 닿지 않는다.


중요한 건 다른 이야기를 하라는 게 아니다. 같은 메시지를, 다르게 설계하라는 것이다.

외부에는 객관적이고 구조화된 언어로. 내부에는 공감과 방향성을 담은 리더의 언어로 말해야 한다.

하나의 메시지, 두 개의 언어


좋은 위기 메시지는 핵심은 일관되되, 대상에 따라 언어와 구조를 다르게 설계한다.

많은 조직의 위기 대응 사례에서, 외부와 내부 메시지 간의 구조는 뚜렷하게 달랐다.
그 차이는 단순한 말투가 아니라, 메시지의 전략 자체에 있었다.


메시지의 전략적 구분

1. 목적
- 외부: 사안의 공개와 책임 표명
- 내부: 조직의 태도 공유와 불안 해소

2. 어조
- 외부: 사실 중심, 공식적이고 조율된 언어
- 내부: 공감 중심, 리더십과 진정성을 담은 언어

3. 구조
- 외부: 사실 제시 → 입장 표명 → 실행 계획 공유
- 내부: 사건의 맥락 설명 → 리더십의 해석과 반성 → 변화의 약속과 다짐


예를 들어보자.
한 식품 브랜드가 유통기한 오류로 인해 대규모 제품 리콜을 실시하게 된 상황이었다.


외부 메시지: "해당 제품의 유통기한 표기 오류로 인해 혼란을 드린 점 깊이 사과드립니다. 현재 전량 회수 조치 중이며, 고객 여러분의 안전과 신뢰 회복을 위해 품질 관리 프로세스를 전면 재점검하고 있습니다."


내부 메시지: "이번 이슈는 유통기한 관리 시스템의 사각지대에서 비롯되었습니다. 현장 대응과 고객 응대에 힘써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리며, 현재 프로세스 전반을 점검 중입니다. 재발 방지를 위한 개선책은 구성원들과 투명하게 공유하고, 함께 실행해 나가겠습니다."


같은 상황, 다른 언어. 누구에게 말하느냐가 언어를 바꾼다.



리더의 태도가 가장 중요하다.


내부 커뮤니케이션은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니다.


특히 위기 상황에서는 다음과 같은 질문이 선다.

“우리는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가.”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다르게 할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리더의 태도가 핵심이다.
이런 태도가 메시지에 담길 때, 조직은 신뢰를 잃지 않는다.


각자가 원하는 질문이 다르다.


기자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를 묻는다.
→ 정확한 사실과 입장이 필요하다.

직원은 "이 일 이후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를 묻는다.
→ 리더십의 해석과 내부 다짐이 중요하다.

고객은 "이 일은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묻는다.
→ 보상과 해결 방안이 요구된다.


모두에게 같은 문장으로 답하면, 결국 누구에게도 답하지 않은 셈이다.


해당 식품 브랜드의 고객센터와 매장 직원들은 항의와 불편을 직접 응대하고 있었다.
이들에게 필요한 건 ‘무엇이 잘못되었는가’가 아니라,
‘지금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에 대한 실질적 안내였다.


그래서 내부 메시지는 달라져야 했다. 현장 응대용 가이드라인, 고객 대응 스크립트, 리더십의 감사 메시지와 실질적인 지원 약속이 포함된 커뮤니케이션으로 재설계되었다.


진정성은 맞춤형 언어에서 시작된다.


진정성은 맞춤형 언어에서 시작된다.

말의 수보다, 구조와 방향이 중요하다.

복사한 메시지는 누구에게도 닿지 않는다.

각자에게 닿는 언어로 다시 설계되어야 한다.

외부는 정보 중심, 내부는 관계 중심.

그리고 조직의 회복은, 내부를 향한 리더의 메시지에서 시작된다.



<이 글은 《PR 글쓰기 실전 가이드》의 주요 내용을 바탕으로, '조직 안과 밖, 메시지는 다르게 설계하라'를 주제로 구성한 실전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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