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장. 디지털 시대의 메시지 설계 4

구조와 전략의 글

by 김지은

Story 4. AI가 초안을 써도, 전략은 사람이 만든다.
– 기술은 문장을 만들고, 사람은 방향을 설계한다.



AI 시대, 문장을 써도 전략은 사람이 만든다.

“AI가 초안을 만들어도, 그것을 '뉴스'로 만드는 건 여전히 사람의 영역이다.”

ChatGPT가 보도자료를 써주는 시대다.
클릭 몇 번이면 그럴듯한 문장이 나온다.


그런데 왜 어떤 메시지는 기자의 눈길을 끌고,
어떤 메시지는 휴지통으로 직행할까?


“당사는 이번 환경 캠페인을 통해 지속가능한 미래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문법적으로도, 어감상으로도 어색함은 없다.
하지만 이 문장이 브랜드를 움직일 수 있을까?


왜 이 캠페인을 지금 말해야 하고,
누구에게 어떤 행동을 이끌어내려는 건지—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메시지는 기술이 아니라, 맥락과 태도로 작동한다.
바로 이 질문에서, PR 실무자의 전략이 시작된다.



AI는 빠르지만, 단순하다.


AI는 반복과 규칙에 최적화되어 있다.
보도자료의 5W1H 구성, SEO 키워드 삽입, 다국어 번역 – 이런 건 AI가 잘한다.


그리고 요즘 AI는 ‘문맥을 읽는 듯한’ 문장도 제법 만든다.
“위기 상황입니다. 소비자 대상 사과문을 써주세요.”
그러면 매끄럽고 정중한 문장이 나온다.


하지만 그 문장에는 뭔가 빠져 있다.

말은 있다. 하지만 그 말엔 태도가 없다.
정보는 있지만, 관계에 반응하는 정서는 빠져 있다.


위기의 순간, 필요한 건 완벽한 문법이 아니라,
“우리는 지금부터 다르게 말하고, 다르게 행동하겠습니다”라는 결의의 구조다.


그리고 이 구조는, AI가 학습할 수 없다.
관계와 책임을 아는 사람만이 설계할 수 있다.



AI는 판단하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 빠져 있는 것들


맥락 해석

AI는 입력된 정보에만 반응합니다.
하지만 사람은 조직 내부의 정서나 ‘암묵지’를 해석합니다.


관계 감도

AI는 어조를 조절할 수는 있어도,
오랜 신뢰의 축적이나 감정선의 미묘한 결을 이해하진 못합니다.


책임 인식

AI는 말의 결과를 감수하지 않습니다.
메시지의 무게와 책임을 짊어지는 것은 사람의 역할입니다.


윤리와 위험 판단

AI는 제한적인 필터만 가집니다.
언론 반응, 사회적 파장, 문화적 민감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일은 여전히 사람의 몫입니다.


AI는 ‘무엇을 말할 것인가’는 제시하지만,
‘왜 이 말을 지금, 누구에게, 어떤 흐름 속에서 해야 하는가’는 설계하지 못한다.



메시지는 정보가 아니라, 태도다.


· “제품을 회수합니다.”
AI가 작성할 수 있는 문장이다.
하지만 브랜드의 책임감과 고객에 대한 미안함은 누가 설계할까?


· “구조조정을 시행합니다.”
사실 전달은 쉽다.
하지만 남은 직원의 불안을 감안한 언어는 여전히 사람의 몫이다.


· “이 사안에 대한 공식 입장은 중립입니다.”

입장은 낼 수 있다.
그러나 브랜드가 지켜온 철학과 연결된 일관성까지 계산하는 건 다르다.


전략은 정보가 아니라 관계 위에서 작동한다.
그리고 관계는 기술이 아닌 사람이 만든다.



전략은 사람, 실행은 AI입니다.


아이디어
- AI는 트렌드와 키워드를 제안하고,
- 사람은 메시지의 목적과 방향을 정한다.


초안 작성
- AI는 문장을 만들고,
- 사람은 핵심을 고르고 타깃에 맞춰 다듬는다.


문장 검토
- AI는 문법을 잡고,
- 사람은 감정과 맥락, 윤리를 판단한다.


배포 설계
- AI는 테스트 문안을 제시하고,
- 사람은 시기와 리스크를 조율한다.


AI는 빠르다. 하지만 책임지는 문장은 사람이 쓴다.



실무자가 빠지기 쉬운 AI 협업의 오류들


1. AI 문장을 그대로 사용
→ “귀사의 번영을 기원합니다” 같은 표현은 어색하다.
→ “함께 성장하는 파트너가 되겠습니다”처럼 다시 말할 줄 알아야 한다.

2. 브랜드 톤과 어긋나는 말투
→ 캐주얼 브랜드인데 너무 무거운 문장, 혹은 그 반대.
→ 고유의 말투를 AI에게 먼저 알려줘야 한다.

3. 대상에 따라 말이 달라져야 한다는 감각 부족
→ 같은 메시지라도 B2B, 소비자, 투자자에 따라 언어는 달라야 한다.

4. 중복되거나 비약된 문장 흐름
→ 논리와 개연성은 여전히 사람이 설계해야 한다.

5. 팩트 확인 없이 숫자와 인용 사용
→ 존재하지 않는 통계, 어딘가 어색한 인용.
→ 모든 수치는 사람이 검증해야 한다.


AI는 문장을 만든다. 그러나 전략과 책임은 사람이 결정한다.



마무리하며


AI가 쓰는 시대다. 그래서 더 분명해졌다.
글은 기술로 매끄럽게 만들 수 있다.

그러나 메시지는 관계의 맥락, 판단의 온도, 책임의 구조로 완성된다.

그 문장이 브랜드를 대표한다면,

마지막 서명을 할 사람은 바로 당신이다.

※ 이 글은 2025년 출간 예정인 PR 글쓰기 실전 가이드북의 가제 『전략의 문장: 브랜드의 운명을 바꾸는 PR 글쓰기 실전 가이드』의 주요 내용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글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브랜드 언어를 설계하는 법”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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