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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러뮤니케이션 Oct 03. 2022

존중의 의미


존중 / 尊重 /  Respect


 이 단어를 보면 어떤 느낌이 드는가? 각 문화권에서 같은 뜻으로 쓰이면서도 왠지 느낌이 조금 다르다. 존중과 존경이 왜 비슷한 의미로 쓰이는 것일까? 이것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연구하고 해석한 바는 없지만 필자는 나름대로 이러한 사회적 뉘앙스를 생각해보았다. 존중이라는 것을 이해하기 전에 우리는 '존경'을 사용하는 상황을 잠시 생각해 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가 누군가를 존경하면 벌어지는 상황을 생각해보자.  우리는 주로 존경할 만한 대상을 우러러본다. 그리고 존경하는 사람이 어떤 말을 하든지 그 말을 새겨듣고자 한다. 또한 존경하는 사람이 어떤 행동을 하든지 그것에 상황에 따라서는 이해가 가지 않더라도 '이유가 있겠지'하고 그가 하려는 바를 이해하려 하거나 그것 자체로 의미 있는 것이라고 판단하게 된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존경은 내가 무언가 배울 점이 있다고 판단되고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행하는 사람임을 확인한 후 이루어지지 무작정 존경하고 보지는 않는다. 존경의 사전적 의미는 <남의 인격, 사상, 행위 따위를 높이 사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어떠한 '조건'을 통해서 누군가를 존경할 수 있다. 그렇다면 존중은 무엇인가? 존중의 사전적 의미는 <높이어 귀중하게 대하다>이다. 즉, 존경이란 어떤 대상의 조건을 귀중하게 대하는 것이라면 존중은 그 사람 자체를 높이어 귀중하게 대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존중은 그 사람 자체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Respect는 '존중', '존경'의 의미를 가지지만 Respective는 '각각'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Respect의 어원은 Re(다시)+spect(보다)의 결합으로서 대상을 바라보는 것을 말한다. 


 우리는 사랑하는 것을 가만히 바라보고 내버려 두지를 못한다. 사랑하는 대상으로부터 관심도 받고 싶고 또 내가 원하는 것을 다 해주고 싶고 당신의 온갖 동기를 부여해버리는 그(그녀, 것)는 당신의 인내심을 계속해서 무너뜨린다.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 수준이 높아진 현재 우리 사회로부터 과거를 되돌아보면 반려 동물을 자신의 소유품인 양 대하는 것에 대한 별 반감이 없었던 것을 알 수 있다. 내 눈에 보기 좋게 강아지 털을 염색시키고, 미용 목적의 수술을 감행하며, 산책보다는 집에 방치하여 키우기도 했다. 과거에는 이 행위를 사랑이라 불렀지만 현재는 학대라고 불린다.


 다시 인간의 사랑으로 돌아와 보자. 과거에 비해 인권에 대한 문제가 많이 회복되었고, 사랑이라 불렸던 가부장적 폐해와 폭력이 비판받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사랑을 가장한 폭력에 대한 인식이 기본적으로 많이 향상되었으나 여전히 잘못된 방법으로 행해지는 부분이 많이 남아있음을 알 수 있다. 


 이성적으로 사랑할 수 있는 대상은 연인 및 부부가 될 수 있다. 본인과 동일시할 수 있는 사랑의 형태는 부모 자식 간의 사랑도 아니고 죽마고우와의 우정도 아닌 에로스 사랑으로 시작되는 연인, 부부가 되는 대상이다. 자식은 부모로부터 독립을 하지만 부부는 완전한 남에서 하나의 부부로 '결합'이 된다. 결합을 목적으로 두는 연인은 그러한 목적이 있기 때문에 '각각'이라는 의미가 내포된 존중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유명한 사회심리학 저자 <에리히 프롬>은 각각이 유지된 상태에서의 결합이 진정한 사랑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것을 유지하는 방법을 배우지 않은 채 '결합'의 욕구만을 채우고자 하면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다양한 갈등을 계속해서 겪게 된다. 우리는 이제부터 그것을 배워보도록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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