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사랑할 수 있는 진부하지 않은 방법

정신건강, 심리학, 인간관계와 관련된 주제, 콘텐츠에서 무조건 들어가는 말

자존감 높이기 

나를 사랑하기

 짧은 과거에는 '나'라는 존재를 확립하기 이전 어떠한 역할로만 삶을 열심히 채웠기 때문에 내 감정, 내 마음, 내 생각을 돌보며 살라는 말이 매우 충격적으로 다가오는 세대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오히려 너무 일반적인 말이 되어 나를 먼저 사랑하라는 말에 별 감흥을 못 느끼는 것을 넘어서서 내용 자체에 피로를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 사실 어쩌면 다행이기도 하다. 그만큼 자아 존중에 대한 기본 인식이 많이 높아졌다는 뜻일 테니까. 

 나를 사랑하지 않고는 사랑할 수 없다는 말은 도대체 무슨 말일까. 나를 사랑하라는 메시지는 많이 보았지만 왜 그래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나 방법을 제시한 글이나 제대로 된 설명을 들어본 적이 없던 것 같다. 아직 적어도 나에게 납들이 될만할 설명을 말이다. 그러나 말 그대로 자아 존중감 즉, 여태껏 떠들었던 그 '존중'이라는 것을 나에게는 잘하고 있었나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리고 많은 사례 속에서 앞서 설명했었던 존중이라는 것을 나에게 적용하지 못했을 때, 그러니까 나를 존중하지 못했을 때 내 모습은 어땠는지 돌아보았다. 그리고 나를 존중하지 못한 시절 내가 누군가를 사랑했을 때를 생각해보았다.

 나를 존중했냐 안했냐를 구분하는 것은 사실 간단했다. 내가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자주 점검하고 기쁠 땐 기뻐할 수 있는 시간을, 슬플 땐 슬퍼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그리고 내 감정과 사고 그리고 행동이 각각 어떻게 발생하고 발현되고 있는지 살펴볼 줄 아는 것이다.  그다음에는 내 마음속에 드는 욕구가 어떤 것인지 일차적으로 볼 줄 알아야 한다. 예를 들면 누군가로부터 인정을 받고 싶을 수도 있고, 위로를 받고 싶을 수도 있다. 그것을 구분하기 어렵다면 그냥 내가 어떠한 대상과 대화를 시도해 보고 싶다든가 무언가 마음속에 억울함이 들어 그것을 풀어보고 싶다든가 상대방의 생각이 어떠한지 들어보고 싶다든가 말이다. 그것이 정령 나를 위한 욕심일지, 생존에 의한 본능적 몸부림일지, 어떤 결핍에 의한 과도한 욕심인지 등등 세밀하게 검토할 줄 알아야 한다. 그것을 인지하고 정말 필요한 것이라고 판단이 되면 그것을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때로는 누군가에게 요구해야 할 필요가 있다. 마땅히 구해야 할 것임을 모른다면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적어질 것이고 마땅히 구할 것임이 아니라는 것을 모르면 안 되는 것을 당당히 요구하게 되어 버릴 것이다. 여기서부터 단추를 잘못 끼우게 된다면 안 그래도 서로 상이했던 상식 선에서 여러 가지의 다름이 발생하게 되는데 더 과한 괴리가 발생하여 "나 쟤랑 말이 안 통해"가 되어 버리게 된다.

 어린아이는 현재 자신이 겪는 감정과 기분이 뭔지 잘 모르고 그것을 구분하지 못한다. 그래서 떼를 쓰고 상황에 맞지 않는 요구를 하게 된다. 성인이 되어 가면서 인간의 복잡 미묘한 감정들을 경험하고 인지하며 깨달아 가는데 이것이 잘 연습되지 않은 사람들은 성인이 되어도 그것을 매우 어려워한다. 따라서 우리는 꾸준히 내 마음을 읽어내는 훈련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것을 읽을 줄 알지만 회피하는 이들과 무시해버리는 이들 또한 자기를 존중하고 있지 않은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다. 내가 애인 또는 배우자 때문에 화가 났는데 화가 나는 것을 왜 화가 났고 이것을 왜 용서하려 하는지 생각을 거치지 않고 무조건 그냥 참는 것은 상대는 위했을지 몰라도 자기 자신은 위하지 못했다. 이것은 당장에 불씨를 키우진 않겠지만 그렇다고 절대 없어지진 않는다. 어떤 형태로 자라나든 씨앗은 씨앗이다. 또한 여러 가지 서운함이 들어도 상대방이 떠나갈 까 봐, 상대방이 화를 낼 까 봐, 싫어할 까 봐 등등의 이유로 내 마음을 억누르기만 하게 된다면 이것은 성숙한 방법으로 상대를 사랑한 것이 아니다. 단지 내가 더 원하는 것인 '상대방'을 잃지 않기 위해 나를 존중하는 기회를 비용으로 지불한 것이다. 이 말을 잘 기억할 필요가 있다. 결코 참는 게 아름답지만은 않은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