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업하는데, 복압벨트를 왜 하고 있어요?

트레이너가 말하는 보호대.

by 정책임

여러분은 운동을 시작하기로 마음먹는다면, 가장 먼저 어떤 걸 구매하는가?


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장 먼저, 프로틴과 같은 보충제를 산다고 한다.

그리고 그 다음이 운동 시 사용할 여러 보호대 및 장신구들이다.

개인적으로는 헬스장이 아닌 것에 놀랐다.


헬스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되고, 중량도 많이 안치는데 보호대를 써야 할까?

많은 회원님들이 물어봤던 질문이었다.

대답은 "그렇다"이다. 보호대는 다치기 전에 착용하는 게 가장 좋지 않겠는가?

하나 가끔, 아니 자주 과하게 사용하는 회원님들도 보게 된다.


시작부터 여러 보호대와 기구들을 착용한 상태로 운동을 하는 분들도 상당히 많고,

굳이 해당 운동과 상관없는 보호대를 착용하고 운동하는 경우가 많다.

그중에서 가장 많은 것이 복압벨트다.


오늘은 보호대를 쓰냐 마냐에 대해 실용적이고 객관적인 정보를 전하려는 게 아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내 감상을 적어보려 하니, 오해하지 않았으면 한다.

아니, 주관적인 글이니 오해해도 괜찮을 것 같다. 당신이 느낀 게 오해가 아닌 진실이니 말이다.


1. 굳이 찰 필요 없는 운동에는, 벨트를 차지 않아도 된다.


헬린이 시절(웨이트 5년 미만), 나는 항상 복압벨트를 차고 다녔다.
솔직히 말하면 허리가 잘록해 보이고, 내 몸이 커 보인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남들에게는 “부상 방지” “허리가 안 좋다”라는 듣기 좋은 핑계를 대곤 했지만 말이다.


지금은 정말 필요한 메인 세트 때를 제외하고는 사용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괜히 보호대를 차는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 못 하는 건 아니다.
헬스를 해본 사람이라면, 복압벨트를 찼을 때 더 운동인 같아지는 그 기분, 나도 분명히 즐겼으니까.


나 역시 새 장비를 사면, 좋아하던 운동 인플루언서가 된 듯한 기분이 들곤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안 쓰게 됐다. 이유는 간단하다.
운동을 오래 하다 보니, 굳이 필요 없는데도 보호대를 차고 있는 모습이 오글거려서다.

연예인들이 과하게 섹시한 척, 치명적인 척하는 모습이 오히려 보기 민망할 때가 있지 않은가.
내 눈에는 쓸데없는 보호대 착용이 마치 자기 도취된 ‘나르시시즘’처럼 보였다.
그리고 그런 모습에서 과거의 내가 겹쳐 보여 부끄럽기까지 했다.


물론, 보호대를 차든 말든 그건 각자의 자유다.
하지만 내 눈에는 그렇게 보였고, 그래서 지금은 더 이상 애써 차지 않는다.

특히, 렛풀다운이나 턱걸이를 할 때 복압벨트를 차는걸, 도저히 이해 못 하겠다.


내 회원님이나 후배가 그런 식으로 운동했다면, 이상한 겉멋만 배웠다 할 것이다.

물론 나에게 배운 거겠지만.


2. 보호대를 중량 상승용으로 쓰지 말라.


나는 다치기 전에 보호대를 차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실제로 나도 그렇게 하고 있다.

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차고 있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보호대는 꼭 필요한 메인 세트 때만 활용하는 게 가장 좋다.

나머지 세트에서는 관절과 인대가 그 운동과 강도에 직접 적응하며

발달하도록 두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보호대를 중량 상승이나 퍼포먼스 뽑기 용으로 쓰지는 말라는 말이다. 쓰더라도 전략적으로.


그리고 스트랩과 같은 운동 보조기구도 마찬가지다.
너무 의존하지 말고, 정말 필요할 때만 전략적으로 사용하자.

물론 보조기구를 쓰면 평소보다 더 많은 강도와 횟수를 소화할 수 있다는 건 잘 안다.
그러니 쓰되 전략적으로 쓰라는 말이다.


몸을 푸는 단계에서조차 굳이 보조기구의 도움을 받을 이유는 없다.
만약 그때조차 도움을 받아야 한다면, 스스로의 중량과 운동 강도를 과대평가하고 있던 게 아닐까?


3. 어떤 보호대를 사야 할까요?


트레이너를 하다 보면 “어떤 보호대를 사야 할까요?”라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내가 생각하는 보호대의 우선순위는 이렇다.


1. 내가 아픈 부위

2. 복압벨트

3. 손목, 팔꿈치, 무릎 보호대 중 안 산 것


역시 보호대는 내가 가장 불안한 부위부터 먼저 사는 게 맞다.
그리고 솔직히 말해, 굳이 필요 없다고 생각되는 보호대는 없다.

단, 같은 부위 보호대라도 추천하고 싶은 것들이 있다.


복압벨트는 너무 저렴한 걸 쓰지 말자.
짱짱하고 오래 쓸 수 있는 걸로 사는 게 좋다.
평생 쓸 거니 10~15만 원 정도면 초보자 기준으로 충분히 적당하다.


무릎 보호대와 팔꿈치 보호대는 긴 끈 형태, 마치 붕대처럼 감는 걸 추천한다.
사용하다 늘어나거나 변형돼도 상관없이 쓸 수 있고,

내가 원하는 압박 강도를 매번 다르게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요즘 많이 나오는 끼우기만 하면 되는 제품들은 이런 장점이 없고, 단점만 크다.


손목 보호대는 더 단순하다.
시중 제품은 오히려 과하고, 운동할 때 불편하다.
차라리 약국에서 파는 압박 붕대를 한 박스 사두면 평생 쓸 수 있다.
가격도 시중 보호대보다 훨씬 싸면서 효과는 더 좋다.


그리고 의외로 발목 보호대도 괜찮다.
특히 스쾃를 자주 하는 사람이라면, 발목 보호대를 차고 운동해 보라.
아마 신세계를 경험할 것이다.


뭐 나르시시즘이니 뭐니 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지만, 결국 그건 내 이야기일 뿐이다.


당신이 보호대를 어떻게 사용하던, 당신이 맞다.

그저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구나, 하며 너그럽게 넘어가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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