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영회

넌 말이 없었다

by 연쇄상담마

“형! 오늘 신입생 환영회 가요?”

“가도 되려나..”

“에이 뭐 어때요. 같이 가요.”


그렇게 복학생은 신입생 환영회 술자리 구석 한자리를 차지했다.

그때, 전에 봤던 신입생이 눈에 들어왔다.

유난히 말수가 적고 부끄러움이 많았다.


드라마, 영화 속 여주인공은 늘 지루하다고 생각했던 내가

어쩌면 그 묘사가 진짜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햇살이 스포트라이트처럼 쏟아지던 캐비넷 앞.

그곳에서 들려온 웃음인지 말소리인지 모를 음성이 다시 들려왔다.

말수는 한 스푼만 담고, 웃음은 한가득 담은 사람 같았다.


학기 초에는 많은 사람과 친해져야 좋다며 복학생다운 잔소리를 해댔다.

그 많은 사람들의 시장통 소리에도

내 귀는 듣기 좋은 그녀의 웃음소리만 하나둘씩 저장하고 있었다.


밤새 이어진 술자리에 별다른 이야기는 없었다.

사소한 신상조사가 이어지고 이내 그런 이야기는 흥미를 잃어갔다.


“삼육구, 삼육구!!”

목청껏 숫자를 외치고 박수를 쳤다.

점점 빨라지는 템포에 기를 쓰고 집중해도

벌주는 겨우 몇 살 많은 나를 귀신같이 찾아냈다.


술 한잔에 그 웃음소리 한번 삼키며, 천천히 깊숙하게 취해갔다.

무엇에 취한지도 모르는 25살의 밤이 깊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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