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권고사직 ep1.
보통 같던 어느 날, 다가온 권고사직.
어느 날 회사 오너가 모두 바뀌면서 팀장급 이상 직급에서 대거 인사 변동이 발생했습니다. 저는 팀원이라서 변동이 없었어요 하지만 리더급에서 회사의 변신을 꾀하며 팀장 직급이었던 남편은 권고사직을 당하게 되었습니다.
남편은 공채 중에서도 공모전 입상자로 회사에서 상금까지 받고 입사한 사원이었어요. 그리고 첫 회사로 14년 동안 다니던 직원이었습니다.
그날도 다른 날과 같은 보통의 날이었어요. 그날 따라 울적해 보이는 남편의 표정 탓인지 저는 남편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미소 지었습니다. 그리고 집 앞에 다다르자 남편은 덤덤하게 권고사직을 받았다는 말을 전했어요.
오너 변경 이후 권고사직이 주변에서 빈번찮게 발생하고 있었지만 공채인 우리들에게는 그런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던 차에 저는 그 소식을 듣고 정말 놀랐습니다. 남의 일이라고만 생각했던 일이 우리에게 일어난 것이었어요. 더군다나 남편은 공채이면서 회사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최연소 팀장이 되기도 했기 때문에 전혀 상상할 수 없던 일이었습니다.
처음 그 말을 들었을 때 저도 이렇게 놀랐는데 남편은 얼마나 충격이 크고 놀랐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어요. 오랜 기간 일해 온 회사로부터의 소식이 상처가 되지는 않았을지 남편 마음이 얼마나 아팠을지 생각하니 제 마음도 아려왔습니다.
누구보다 성실했던 모범의 표본이었던 남편
입사 초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한두 시간씩 일찍 출근해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즐기며 누구보다 성실하고 열심히 임해오던 남편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한 가지를 해야 하면 자발적으로 두 가지, 세 가지를 하던 사람이었어요.
오랜 기간 동안 지각 한 번 한 적 없고 자기계발을 위해 평소 영어공부, 독서, 직무 관련 공부까지 해오던 남편은 훌륭한 인품과 인덕으로도 유명했습니다.
실력도 뛰어나서 매년 진행하는 회사 연말 행사에서 수상 하기도 여러 번이었어요. 능력을 인정받아 팀장자리에도 빨리 올랐고 타고난 감각과 노력으로 팀을 이끌어 갔습니다.
그렇게 누구보다 성실하고 실력도 뛰어난 사람이었는데. 그런 사람에게 권고사직이라니. 처음에는 그런 회사가 원망스럽기도 하고 화도 났습니다. 회사가 지금 단단히 실수하는 거라며 분노를 표하기도 했어요. 남편은 그저 덤덤한 표정으로 생각에 잠긴 표정이었습니다.
이유야 어쨌든 일은 발생했고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의 대응을 하고 넥스트 스텝을 밝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일단 결정된 사항에 대해 최선의 대응을 하기 위해 주변 변호사, 노무사 대학 동기들에게 연락해 조언을 얻었습니다. 결론은 회사에서 권고사직을 했을 때 말 그래도 권고이기 때문에 본인이 버티면 얼마든지 버티며 다닐 수 있다는 것이었어요.
하지만 남편은 그렇게까지 하고 싶지 않다며 퇴사를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워낙 현명한 남편이기에 저는 남편의 뜻을 존중했고 권고사직 처리로 실업급여를 받는 것으로 하고 마무리하게 되었습니다.
(다음 에피소드 : 권고사직 남편에게 전한 말) 구독 후 계속되는 에피소드를 함께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