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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레몬 0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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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제호 Oct 24. 2023

스탑오버 (3)

  그녀의 말에 현우는 당황한 기색을 감출 수 없었다. 안전 규정을 바꾸기 위해 폭탄을 설치했다면 그녀가 말한 일본 사람의 행동과 크게 다를 바가 없어 보였다. 물론 그 일본사람이 어떤 생각을 갖고 그런 짓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어찌 됐든 행위 자체에 있어서는 별다른 차이가 없는 듯했다.

  "그럼 뭔가 안전 규정에서의 허점이 보였고, 그걸 고치게 하기 위해서 폭탄을 설치했다는 얘긴가요?"

  "맞아요."

  "왜, 그런 짓을 하시는 거죠? 심지어 폭탄을 설치했다면 무고한 사람들까지 끌어들이게 되잖아요?"

  그녀는 쓸쓸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맞아요. 무고한 사람들을 끌어들이게 되죠."

  그리고 잠시 숨을 고르고 말했다.

  "그런 말이 있어요. 범죄에 사연을 팔지 말라고. 이유야 어쨌든 범죄는 범죄라는 거죠. 같은 사연을 가졌어도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 사람도 있으니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있다면 온전히 그 사람의 잘못이라는 얘기죠. 그 말에 따르면 나도 사연을 팔면 안 되겠죠?"

  현우는 그녀의 말이 맞다고 생각했다. 이유야 어찌 됐든 무고한 사람들을 희생시키려는 건 그저 범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그녀가 이런 짓을 벌이는 이유를 꼭 알고 싶었다.

  "어쨌든 그런 말을 한다는 건 뭔가 사연이 있다는 것 아닌가요? 얘기해 주실 수 있나요?"

  "물론이죠."

  그녀는 살짝 미소를 지어 보였다.

  "저는 오랫동안 혼자 살았었어요. 어릴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 혼자서 저를 키우셨었죠. 형제는 없었고요. 그런 어머니도 제가 대학원에 갈 때쯤 돌아가셨어요. 폐암으로. 어머니 혼자 저를 키우시려니 많이 힘드셨던 터라 그 스트레스를 늘 담배로 푸셨었는데, 그래서였나 봐요. 그래서 저는 계속 혼자 살았어요. 대학원을 졸업하고 박사학위를 받고 교수가 될 때까지도. 그렇게 죽지 못해 살며 나이만 먹어갔죠. 그러던 와중에 학장님의 등쌀에 못 이겨서 남자를 하나 소개받았어요. 나보다 3살 많은 사람이었어요. 중견기업에서 영업직으로 일하고 있고, 듬직한 사람이라고 했어요. 남자를 만날 생각은 추호도 없었지만 학장님이 하도 만나보라고 하시길래 만나러 나갔었죠. 사실 자존심이 좀 상했어요. 내가 아무리 천애고아라지만 그래도 나름 대학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사람인데 대기업도 아니고 중견기업 남자라니. 그렇게 나가서 만난 사람은 생각보다 더 별로였어요. 덩치만 컸지 바보같이 허둥대기만 하고 자꾸 뭔가를 흘리고 떨어뜨리고 난리도 아니었죠. 살아온 환경도 다르고 하는 일도 전혀 연관이 없으니까 할 얘기도 별로 없었고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별 얘기를 나누지 않아도, 얘기할 게 없어서 둘 사이에 침묵이 흘러도 딱히 불편하지가 않더라고요. 그 사람이 워낙 바보 같은 모습을 보여서 그런지 몰라도 이상하게 편했어요. 그렇게 만나고 며칠이 지나서 연락이 왔어요. 혹시 괜찮으면 영화나 보러 가자고요. 딱히 그 사람이 마음에 든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그날 편했던 게 기억나서 괜찮겠다 싶었어요. 마침 영화도 볼만한 게 개봉했었으니까요.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영화도 보고 밥도 먹고 술도 먹고 하다 보니까 어느새 그 사람이 고백을 하더라고요. 근데 진짜 바보 같은 게 사귀자 만나보자 이런 얘기를 하는 게 아니라, 평생 함께 하고 싶다며 대뜸 프러포즈를 하더라고요. 어처구니가 없어서 지금 결혼하자는 얘기냐고 물어보니까, 자기는 그러면 좋겠지만 내가 원하면 연애부터 시작해도 좋다고 하더라고요. 자기는 나와 결혼해야겠다는 확신이 있지만 나에게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면서요. 그런 게 이상하게 그렇게 싫지 않았어요. 여러 가지 생각해야 할 것들이 많았지만 그런 것들도 별로 신경 쓰이지도 않았고요. 그래서 그렇게 연애를 시작했죠."

  그녀는 더 이상 현우를 쳐다보지 않았다. 마치 독백을 하는 것처럼 멍하니 허공을 응시했다. 아련한 기억을 다시 하나하나 꺼내려는 것처럼.

  "그다음에는 흔한 얘기예요. 1년이 채 되기 전에 결혼했죠 뭐. 그렇게 신혼을 1년 정도 즐겼어요. 그리고는 슬슬 아이를 가지려 했죠. 그런데 잘 안되더라고요. 나도 남편도 나이가 있으니까 쉽게 안될 거라 예상은 했었죠. 그래서 반년정도 노력해 보다가 불임 클리닉을 가봤는데 웬걸 나보고 불임이라는 거예요. 난자가 있기만 할 뿐 정상적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면서요. 그때 진짜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운 좋게 남편을 만나서 이제라도 내 가정을 꾸릴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게 안된다는 걸 알았으니까요. 그래서 남편한테 이혼하자고도 했어요. 나야 그렇다 치지만 이 사람이라도 제대로 가정을 꾸렸으면 해서. 하지만 남편은 괜찮다고 했어요. 아이야 없으면 뭐 어떠냐고. 둘이서 알콩달콩 재밌게 잘 살면 그걸로 되는 거라면서요. 집안의 대를 잇고 그러는 건 남편 동생이 있으니까 걱정할 거 없다면서. 그래서 우리는 그다음부터는 마음을 좀 내려놓고 지냈어요. 어떻게 보면 더 잘 지냈죠. 이제는 온전히 우리 둘의 행복에만 집중하면 됐으니까. 그래서 둘이 여행도 자주 다녔어요. 제가 학회 때문에 출장을 자주 다녔기 때문에, 남편도 종종 그 일정에 맞춰서 휴가를 냈었죠."

  그녀는 다시 현우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4년 전에 우리는 싱가포르로 여행을 가던 중이었어요. 그리고 그때도 바로 이 타이베이를 경유했죠. 때마침 연휴도 겹쳐있었어서 아쉽게도 경유지에 오래 머물어야 했었어요. 그래서 이왕 그렇게 된 거 남편은 면세점에서 쇼핑을 좀 하고 싶다고 했었죠. 만년필을 하나 사고 싶다고. 그래서 남편이랑 같이 공항 안에서 면세점을 계속 돌아다녔어요. 그러다가 딱 남편의 맘에 드는 만년필을 하나 찾았죠. 그래서 남편이 좋아하며 얼른 그 만년필을 사서 셔츠의 가슴 주머니에 꽂았어요. 나는 그러면 너무 아저씨 같으니까 얼른 빼라고 했는데, 남편은 그날 하루만큼은 만년필을 산 기쁨을 만끽하고 싶다며 빼질 않았죠. 그래서 나도 포기하고 놔뒀고요. 그렇게 다시 게이트로 돌아오는데, 우리와 반대 방향에서 걸어오던 한 남자가 한 2m쯤 앞에서 남편을 보더니 비명을 지르는 거예요. 남편도 나도 깜짝 놀랐죠. 그러더니 그 남자가 남편에게 달려들기 시작했어요. 남편이 한 덩치를 하긴 하지만 그 남자는 남편보다 덩치가 더 컸죠. 갑작스러운 상황에 놀라서 나도 남편도 대처를 제대로 못했어요. 그 남자는 남편의 목을 조르고선 남편을 뒤로 넘어뜨렸어요. 그러더니 남편 가슴의 만년필을 빼내어 남편 목을 찔렀죠. 하지만 목에는 긁힌 상처만 났어요. 그러자 그 사람은 더 흥분에서 연거푸 목을 찔러댔고, 결국 목에 큰 상처가 났어요. 피가 많이 나지는 않았지만 뭘 잘못 찔렀는지 남편을 제대로 숨을 못 쉬기 시작했죠. 그리고 그 남자는 만년필을 집어던지고 남편의 목을 붙잡고 머리를 흔들었어요. 그러자 남편의 머리가 바닥에 계속 부딪혔죠. 쾅. 쾅. 내가 그 남자에게 들러붙어서 어떻게든 남편에게서 떼어내려고 했지만 도저히 떨어지지가 않았어요. 그렇게 공항에는 사람들의 비명소리와 남편의 머리가 부딪히는 소리만 났죠. 어느새 바닥은 피로 흥건해있었고 저 멀리서 보안요원들이 달려오는 게 보였어요. 나는 눈물로 범벅이 되어서 계속 그 남자를 떼어놓으려고 했고요. 결국에는 보안요원이 달려와서 그 남자를 떼어냈어요. 그리고 남편은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죠. 의학지식이 없는 내가 봐도 죽었다는 걸 알 수 있을 정도로 처참했어요. 뒤통수는 이미 함몰된 지 오래고 남편 얼굴은 피범벅이 되어있었어요. 그 모습을 본 나는 그대로 기절했어요."

  그녀의 말에 현우는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난감했다. 남편의 죽음이 그녀를 이렇게 만든 원인임이 분명해 보였다. 그녀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갈 듯 보였기에 현우는 잠자코 얘기를 마저 듣기로 했다.

  "그렇게 공항 의무실로 옮겨져서 누워있다가 깼죠. 처음에는 믿기지가 않았어요. 이게 현실이 맞나 싶고. 말이 되는 건가 싶고. 그리고 곧 대사관에서 사람이 찾아왔어요. 소식을 들었고 자기가 다 도와주겠다고. 나는 남편을 보게 해달라고 했죠. 하지만 그 사람은 남편 시신이 너무 처참한 상태니 어느 정도 수습 되고 나서 보는 게 어떻겠냐고 하더라고요. 시신이라는 말을 들으니까 남편이 죽었다는 게 실감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한참을 울다가 졸도했죠. 어찌 됐든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니 얼른 수속을 밟자고 하더라고요. 남편의 시신은 임시로 구한 관에 넣어서 옮기기로 했어요. 그렇게 한국에 돌아오니까 어떻게 알았는지 기자들이 기다리고 있더라고요. 인터뷰를 하자며 달려드는데 뿌리치기 너무 힘들더라고요. 그 모습을 공항에서 대기하던 시어머니와 시아버지가 보시곤 절 데려다가 차에 태웠어요. 그분들 얼굴을 보니까 또 눈물이 쏟아지더라고요. 시어머니도 얼마나 우셨는지 이미 눈이 붓다 못해서 터질 것 같았고요. 그렇게 그대로 장례식장으로 이동했어요. 남편 시신은 구급차로 공항에서 장례식장까지 실어왔고요. 그렇게 장례를 치르고 남편을 보내줬죠."

  다시 그때가 생각나는지 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그렇게 장례를 치르고 살아갈 기운이 하나도 없더라고요. 학교에서는 안식년이라 생각하고 1년쯤 쉬고 오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집에 혼자 멍하니 앉아있었죠. 늘 티브이를 틀어놓고 멍하니 티브이를 바라봤어요. 티브이 뉴스에서는 계속 남편 얘기가 나왔었죠. 공항에서 정신이상자에게 살해당했다며."

  "정신이상자요?"

  "네. 남편을 죽인 사람은 조현병 환자였대요. 남편을 왜 죽였냐고 물어보니까, 남편이 만년필로 자기를 찌르려 했다고 진술했더라고요. 찾아보니까 조현병 환잔들은 원래 피해망상 증세가 있대요. 그래서 그렇게 생각한 모양이에요."

  현우는 당황해서 그녀에게 물었다.

  "하지만, 그러면 해외여행을 하면 안 되지 않나요?"

  "맞아요. 규정상으로는 정신질환자는 항공사에서 탑승을 거부할 수 있죠. 하지만 그게 생각만큼 잘 지켜지진 않아요. 별다른 사고라도 치지 않는 이상 승무원이 당장 이 사람의 정신질환을 눈치채기란 힘들죠. 거기에 그 남자는 몇 년 전에 조현병이 완치된 것으로 진단되었었대요. 그런데 하필이면 그때쯤 다시 재발한 거죠."

  그녀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냉정하게 생각하면 그냥 운이 없었던 거죠. 그 남자의 조현병이 하필 그 타이밍에 재발을 한 거고, 때마침 남편과 제가 그 앞을 지나가고 있었던 것일 뿐이고요. 하지만 저는 도저히 그렇게 생각할 수 없었어요. 이건 충분히 막을 수 있던 사고라 생각했죠. 그래서 그때부터 법정싸움을 각오하고 책임 소재를 묻기 시작했어요. 보상금 따위는 아무래도 좋았어요. 어떤 것도 남편을 대신할 수 없으니까. 다만 이 사태를 일으킨 원인을 제공한 자들에게 책임을 묻고 싶었을 뿐."

  어느새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사라졌다. 대신에 그녀는 화가 난 것처럼 미간을 찌푸렸다.

  "하지만 그 어느 곳에서도 본인들은 책임이 없다고만 했어요. 항공사에서는 본인들이 정신질환이 있는지 일일이 파악하는 것도 불가능하고 어떻게 알 방법이 없다고만 했죠. 공항에서도 본인들의 보안은 문제가 없다고 했어요. 흉기를 반입한 게 아니라 그저 어디에나 굴러다니는 펜을 흉기로 썼을 뿐이니까요. 그 남자 쪽 변호사는 남자에게 조현병이 있긴 했지만 완치 판정을 받았었기 때문에 비행기를 타는 데는 불법 행위가 없었다고 주장하며 이건 사고일 뿐 고의성이 없으니 의뢰인보다는 완치 판정을 내린 의사나 병원에게 책임이 있다고 했죠. 정작 병원에서는 완치판정을 내리는 과정에는 이상이 없었고, 완치된 환자들을 일일이 다 추적해 가며 주기적으로 관리하는 건 말도 안 된다고 했죠."

  "…"

  "예상했던 대로였어요. 이렇게 여러 이해관계자들이 얽힌 사건은 책임 소재를 파악하기 어려울 테니까. 하지만 나는 그대로 멈출 생각은 없었어요. 그래서 나는 안전 규정과 법 개정을 요구했죠."

  "법 개정이요?"

  "네. 아까 그랬죠? 안전 규정은 피로 쓰인다고. 나는 남편과 같은 사람이 다시는 생기지 않기를 바랐어요. 그래서 최소한 그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막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나는 중증 정신질환자였던 이력이 있는 사람이 비행기에 탑승하려 한다면 탑승 일주일 전에 다시 의사 진단을 통해 문제없음을 증명받아야 탑승이 가능하도록 바꿔달라고 요구했어요.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안전 규정뿐만 아니라 법도 일부 바뀔 필요가 있었어요. 개인의 정신과 진료에 대한 정보를 민간 항공사에게 제공해야 하는 것이기도 했으니까요. 하지만 그런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어요. 그렇게 바꾸기 위해서는 어느 한 곳에서 강력하게 추진해야 바뀔 텐데 책임 소재가 모호해서 그런지 그 어느 쪽도 내 얘기를 들어줄 생각이 없어 보였죠. 심지어 이 일과 상관없음에도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완치된 사람들에게 매번 그런 걸 요구하는 건 환자 인권의 침해고 환자들에게 낙인을 찍는 거라 주장했어요. 지들 가족이 당해보지 않았으니 그런 말을 하는 거겠지만."

  그녀의 얼굴은 점점 더 험악하게 변해만 갔다.

  "결국 모든 게 무산되었어요. 책임을 지는 사람도 없었고, 그렇다고 무언가 바뀐 것도 없었죠. 단지 내 남편만 죽었을 뿐."

  어느새 그녀는 다시 현우를 쳐다보고 있지 않았다. 무언가 분노를 쏟아낼 대상을 찾기라도 하는 듯, 인상을 쓰고 허공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래서 생각했어요. '그래. 안전규정은 피로 쓰인다는데 바뀌지 않는 걸 보니, 피가 부족했구나. 그럼 내가 규정을 바꾸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들어 줄게'라고요."

  주먹을 쥔 그녀의 손이 파르르 떨렸다. 눈에도 너무 힘을 주어 눈알이 튀어나올 것 같았고, 입은 너무 앙다물어서 곧 입술 옆으로 피가 흐를 것처럼 보였다. 현우는 그런 그녀의 모습에 압도되어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잠시 후, 그녀는 인상을 풀고 자세를 바로 앉았다. 몸의 긴장을 풀려는 듯 어깨를 조금씩 돌리며 몸을 움직였다. 그녀가 현우에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래서예요. 그게 이유예요."

  현우는 이게 보통일이 아님을 직감했다. 아무래도 눈앞의 이 여자는 폭탄을 설치했음이 분명했다. 너무나도 명확한 동기였다. 여전히 왜 자기에게 이런 얘기를 하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어떻게든 사고를 막아야만 했다.

  "이유는 그렇다 쳐도, 어떻게 폭탄을 설치한 거죠? 보안검색을 어떻게 통과한 거예요? 공항에서의 보안검색은 허투루 하지 않잖아요?"

  "시간과 인내심만 있다면 충분히 가능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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