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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제호 Jan 18. 2024

좋아하는 일 VS 돈 되는 일

  얼마 전 유튜브를 보는데 쇼츠에 고등학생들이 이효리에게 이런저런 질문을 하는 영상이 떴다. 학생들은 꽤나 많은 질문들을 던졌고, 이효리는 즉각적으로 빠르게 대답을 해주었다. 그중에 한 학생은 꿈을 좇다 보면 돈을 못 벌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해야 하냐 물었다. 이효리는 꿈이 뭐냐고 물었고, 학생은 음악이 꿈이라 물었다. 이효리는 꿈이 음악이냐 돈을 버는 거냐 물었고, 학생은 음악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이효리는 "근데 돈을 버는걸 왜 걱정해"라고 말했다.


우리는 먹고살걸 걱정해야 해요 누나


  나는 유현준 교수의 채널을 구독하고 있다. 그리고 그 채널의 영상들 중에 저것과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는 영상이 하나 있다. 바로 '돈과 꿈에 대하여'라는 영상이다. 이 영상에서 유현준 교수는 꿈과 돈에 얽힌 본인의 경험담을 풀어내었다. 이 영상에서 유현준 교수는 이효리와 정 반대의 입장을 내비치며 말했다. "한 음악가가 자신에게 음악을 하고 싶은데 돈이 걱정이라고 상담하는 학생에게 돈이 걱정이라면 하지 말라고 했다. 자신은 그 얘기가 기분이 좋지도 않고 무책임하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아내가 아이를 가졌다고 해보자. 당연히 기쁘고 축복받을 일이지만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일이다. 양육비며 생활비도 생각해야 하고 자기 커리어도 생각해야 하고 생각할 일이 엄청 많다. 그런데 그 사람에게 넌 돈을 생각하는 거 보니 그만큼 아이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비난할 것이냐. 그건 그 사람이 책임감이 강한 것이고, 객관적으로 봐도 요즘 세상에서는 금전적인 부분을 걱정하는 게 당연한 것이기에, 그 사람이 자신의 아이를 사랑하지 않는 게 아니다."라고. 


유현준 교수는 그 음악가가 자신에게 저렇게 말하는것 같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꿈을 좇더라도 현실에서 눈을 돌릴 수는 없죠.


  나는 개인적으로는 유현준 교수의 말에 더 공감이 간다. 사람이 사람으로 있는 이상 먹고살 걱정을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런데 그런 사람에게 돈얘기를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꽤나 잔인한 얘기라고 생각한다. 심지어 어떻게 보면 "밥을 굶을 각오도 없어? 넌 이 일을 할 자격이 없어."라고 비난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더 근본적으로는 저 모든 질문과 답들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아니, 정확히는 저런 문답이 오고 가게 만드는 사회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일단은 아이들이 저런 질문을 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아이들의 생각 기저에, 좋아하는 일은 돈은 벌지 못하는 게 당연하다는 생각이 깔려있기 때문이고 그건 아마 이 사회가 아이들에게 그런 인식을 심어주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도 잘 번다는 그런 선택지 자체를 사회가 막아버린 것이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이 그런 인식이 박혀있는 우리네 사회에 진출하게 되면, 소위 '열정 페이'의 희생자가 된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도 어느 정도 넉넉하게 돈을 벌고 싶어 하면, 주변사람들이 은연중에 "너는 네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도 더 벌길원해? 욕심이 많네. 이기적이네."라며 압박을 주곤 한다. 예전에는 그래도 은근한 기조였다면, 이제는 사회 전반에 너무 뿌리 깊게 내리 박혀있어서 얼마 전에 이슈가 되었던 강릉의 한 호텔 대표처럼, 방송에서조차 대놓고 "돈이 목적이면 딴 일이나 찾아봐라."라는 얘기를 하는 사람들이 나타나곤 한다. 


본인은 아버지 사업을 물려받은 것이면서… (할많하않)


  아마 저런 기조가 자리 잡힌 데에는 많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어릴 때부터 주변과 똑같은 사람이 되라고 주입하고 정답을 찾게 하고 문제를 푸는 훈련을 시키곤 하지만 정작 자신에 대한 고찰이나 가치관 형성에 대해서는 소홀한 교육 방침 때문일 수도 있다. 또는 사회적으로 그런 사람들을 잘 보호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이유야 찾으려면 한도 끝도 없이 계속해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유가 뭐가 되었든, 이제는 그런 기조를 단호하게 끊어내야 한다고 본다. 만약 이대로 사회의 인식이 바뀌지 않고 아이들이 좀 더 꿈을 펼치고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이 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한국의 미래는 계속해서 어둡고 요원하기만 하리라 본다. 

  제발 언젠가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일과 돈 버는 일 사이에서 고민하지 않고 당연히 좋아하는 일을 택한 다음 당당하게 물었으면 좋겠다.


제가 좋아하는 일이 이거라서,
이걸로 먹고살고 싶은데,
이걸로 돈을 잘 벌려면
어떻게 준비해야하고,
어떤 노하우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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