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지다

by 늘 하늘

그저 스쳐갈 뿐이었다.


한 폭의 명화가 탄생하기 위해

물감을 찍고 허공을 가르며

지나가는 수많은 길목 중

하나에 불과했다.


명화의 완성에

사람들의 시선과 탄성이

오고 가는 틈 사이


아주 우연하게 떨어진

수채화 물감의 한 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는데,


이상하게 번지는 그 특유의

색의 아름다움에 이끌려

줄기 하나, 잎사귀 하나, 꽃잎 하나.


그렇게 나에게 꽃이 되어

향기를 품는다.


내 눈에만

특이하게, 특별하게

수채화 번지듯 물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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