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기증

by 늘 하늘

달이 기운다.


점점 더 깊어져 가는 어둠에

스산한 바람이 더 해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마음을 어찌할지 몰라

자리에 주저앉아 고갤 숙여

땅을 보아도

고갤 들어 달을 보아도

답은 없다.


헛헛한 멍 한 가슴 부여잡고

평범한 듯 지내보려 해도

상처의 벽에 부딪혀 쓰러지고 만다.


훌훌 털어 버리고 일어나려 하지만

눈앞이 어두워지고

달이 기울어 저문다.


그럼에도 몇 번이고 일어나

깊은숨 들이마시고 내뱉으며

부딪히고 부딪혀 벽을 부순다.


아직은

어지러이 쓰러질 때가 아니다.

달이 기울어 사라지면

눈에 보이지 않을 뿐

가득 찬 달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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