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약 먹이기
연탄이의 구토가 나아지지 않아 벌써 몇 달째 약을 복용 중이다. 아침저녁 한 알씩 먹이고 있는데 구토의 원인은 아직 확실하지 않아 여러 가능성을 두고 검사를 계속하고 있다.
그중 림포마의 원인이 가장 큰데 동시에 콩팥에도 문제가 생기는 바람에 약을 꾸준히 먹으며 정기적으로 초음파 검사를 받고 있다.
그동안 고양이들이 크게 아픈 적이 없어 약을 먹이는 일이 없었던 탓에 나는 연탄이에게 약을 먹이는 게 걱정이었다.
고양이들은 특유의 지랄병(?)이 있어 약을 먹이기 쉽지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정말 신기하게도 연탄이가 약을 꽤나 잘 받아먹었다. 심지어 약을 먹자고 부르면 쪼르르 달려오기까지 한다.
그 모습이 어찌나 이쁜지 귀한 아이 달래 듯 오냐오냐하며 약을 먹이는데 나도 모르게 혀가 반토막이 되어버리고는 한다.
예상외로 너무 약을 잘 받아먹는 연탄이를 보며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나와 연탄이의 유대감이 대단하다는 묘뽕에 취해 있기도 했다.
나는 그렇게 어렵지 않게 약을 먹였고, 우리 연탄이 정말 약을 잘 먹는다고 지인들에게 자랑하면서 다녔다.
그렇게 이주정도 약을 먹이며 연탄이의 구토가 나아지기만을 바랐다.
그런데 어느 날……
어디서 많이 보던 약을 발견했다.
바로 연탄이가 복용 중인 알약이었다.
그렇다……
연탄이는 약을 잘 먹는 척 나를 속이고
내가 돌아서면 약을 다시 뱉은 뒤 이불에 숨겨 놓았던 것이다.
요렇게 약을 뱉어놓고 이불을 덮어 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