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을 하고 싶어!!!

예쁜 일기장에 기록된 화려한 욕설 치유

by 전성옥


글은 마음을 치유하는 마법의 약이다. 글쓰기를 좋아하는 엄마는 마음의 근심을 글로 표현하며 힘든 시간을 이겨왔다. 지금의 남편을 만나 예쁜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행복도 글쓰기를 통해 얻은 선물이다. 엄마의 이런 특별한 글과의 만남은 곧잘 아이들에게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우리집 막내는 언니들의 그늘에서 힘들다. 하고 싶은 것도 맘대로 못하고 언니들 눈치에 사는게 만만치 않다. 그래서인지 툭하면 울고 삐진다. 자신을 지킬 수 있는 것이 우는 것과 삐지는 것밖에 없어 그러는 것 같다.

“00야, 엄마랑 비밀일기 써볼까?”

“엄마가 자물쇠가 달린 일기장 사줄테니 거기에 00이가 하고 싶은 말을 써봐.”

우울해 하던 아이는 반짝이는 눈으로 반응한다.

“엄마, 그럼 아무도 보지 못하는 거예요?”

“그렇지. 아무도 볼수 없어. 열쇠를 열어야만 볼수 있지.”

“거기에 욕도 써도 되죠?”

“뭐든 써도 되지. 욕을 하고 싶다면 거기다 쓰면 돼. 아무도 못보잖아.”

“그럼 엄마만 보세요.”

이렇게 시작된 막내와 비밀일기 쓰기. 다른 언니들의 시기 속에 예쁜 일기장을 사 주었다. 열쇠 두 개가 달려 있다. 신이 난 아이는 한 개를 엄마에게 주고 한 개는 본인이 가지고 있겠다고 했다.

날마다 거실로 방으로 촐삭거리던 아이는 움직임도 없이 방에 들어앉아 뭔가를 열심히 쓴다. 잠자리에 들 시간 아이는 엄마 방을 노크하며 일기장을 들이민다.

“엄마, 비밀일기 썼는데 엄마만 보세요.”

자물쇠로 잠긴 일기장을 내밀며 꼭 엄마만 봐야 한다고 하니 더 궁금해 졌다.

“알겠어. 그럼 지금 볼까? 나중에 볼까?”

“지금 보셔도 되요. 그런데 마지막엔 조금 욕이 있어요.”

“알겠어. 엄마는 다 이해하지.”

건네준 일기장을 열쇠로 열고 있는 엄마의 마음도 조마조마하다.

아이의 마음이 글로 표현되는 과정에서 치유는 시작되고 있었다. 막내의 힘든 생활이 글로 쏟아지는 동안 아픔은 모두 해결되었음을 알수 있다.


00의 비밀 이야기

오늘 저녁으로 삼겹살을 먹을려던 참이다. 밥이 많아서 덜라고 엄마한테 그릇 좀 달라고 부탁했다.

그런데 내가 싫어하는 콩밥은 많은데 콩을 골라내려고 안했는데 갑자기 00오빠가

“아유 넌 콩 골라내려고 밥을 더냐. 으이그 편식쟁이”라고 해서 짜증났다.

그땐 진짜 울것만 같았고 진짜 억울했다.

다음 이야기

오늘 알파에서 새로운 노트를 사서 글을 쓰고 있었는데 00언니가 와서 물을 티기고 갔다.

나는 너무 화가 나서 욕을 하고 싶었다.

만약에 우리집에서 욕을 할 수 있었으면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씨발 개색기야.”


얼마나 유쾌, 상쾌, 통쾌한 복수인가. 읽고 있던 엄마도 웃음이 터지고 속이 후련했다. 옆에서 코를 골던 남편은 손뼉까지 쳐가며 박장대소하는 마님이 걱정(?) 되었는지 놀란 표정으로 무슨 일이냐고 묻는다.

“여보, 여보. 00이는 작가가 될 재목임이 분명해.”

“이렇게 시원한 글은 처음이야. 정말.”

웃음을 겨우겨우 참아가며 00가 써 놓은 일기를 읽어주었다.

“와! 진짜 대박! 글이 살아있어. 욕이 날라치기 해서 00의 뺨을 갈기는 기분이야. 최고야 최고 멋져부러 우리 00이.”

00는 오늘밤 편안히 잠을 잘수 있을 것이다. 시원하게 쏟아낸 마음이 포근한 꿈을 꿈게 할것이 분명하다.

며칠이 지나면 언니들도 엄마를 찾아와 비밀일기를 쓰게 해달라고 졸라대겠지. 우리가족 모두는 행복한 글쓰기, 치유되는 글쓰기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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