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이'가 움직인다!

3번째 초음파만에 엄청 자란 '크림이'

by 정올디

2024년 11월 22일


아내와 함께 3번째 초음파를 찍으러 병원으로 갔다. 이전 검사에서 유산기가 약간 있다는 얘기를 들어서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엄청 긴장한 채로 갔는데, 다행히 크림이는 잘 지내고 있었다!

세 번째 만난 크림이는 우리가 걱정한 걸 알았는지 어느새 생겨난 팔과 다리를 파닥거리며 잘 지낸다고 반겨주었다.

의사 선생님이 초음파 각도를 바꿀 때마다 움직이는 크림이의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아내와 나는 연신 기분 좋은 탄식을 했다.

'와..., 너무 귀엽다!'

걱정을 한시름 덜고 아내의 입덧약을 더 처방받아 발걸음도 가볍게 병원을 나섰다.

아내도 말은 안 했지만 걱정이 많이 되었었는지 크림이가 잘 있어서 다행이라며 웃어 보였다. 한 고비 넘겼으니 참 다행이다.


2024년 11월 24일


원래 오늘 아내와 잠실 롯데백화점에 크리스마스 마켓을 보러 가기로 했었는데, 내가 너무 피곤해서 가지 못했다. 아내가 패스트트랙도 미리 끊어뒀는데, 내가 너무 피곤해 보였는지 환불을 하고 집에서 쉬기로 했다.

임신을 한 건 아내인데 내가 더 피곤해해서 못 가게 되니 아내에게 참 미안했다.

최근에 PT에서 무리를 했는지 바로 감기에 걸린 후로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

'크림이'가 생기기 얼마 전부터 부업을 해보고자 잠을 줄이고 있었는데, 그 피로까지 겹쳐지니 최근에 너무 피곤해서 아내가 섭섭해 보였지만 못 이기는 척 쉬어버렸다. 아내가 행궁동에 모찌붕어빵을 먹으러 가자고 해서 가기로 했는데 그것도 어영부영 못 갔다. 아내가 나를 보니 너무 피곤해 보이고 안 나가고 싶어 보여서 포기했단다. 그리고 아내가 보기에 나는 밖에서 에너지를 쏟고 와서 집에서 피곤해한단다. 그러니 아내는 피곤한 내 모습만 매번 보는 것 같단다. 그 얘기를 들으니 더 미안했다. 더 힘든 건 아내일 텐데. 더 힘내도록 노력해야겠다.


2024년 11월 26일


아내가 섭섭함을 고백한 후 눈치가 보였지만 이전에 잡아둔 약속이 있어 친구와 저녁을 한 끼 했다.

고향친구가 우리 회사 근처에 일 때문에 올라온다고 얼굴이나 보자고 해서 잡힌 약속이었다. 바쁘다는 핑계로 얼굴을 자주 못 보다가 보니 반가웠다. 친구와 이런저런 근황을 얘기하다가 친구 기차시간이 다되어 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기차역까지 배웅을 해주었다. 그러다가 친구에게 아내의 임신소식을 알렸다. 친구에게 안정기가 되면 다른 친구들에게도 소식을 전할 테니 아직은 비밀로 해달라고 했다. 친구는 연신 축하한다며 아내에게 잘하라고 신신당부했다.

그렇게 친구를 보내주고 서둘러 집으로 돌아갔다. 아내는 뭔가 기분이 안 좋아 보였다. 아마 나 때문이 아니었을까. 아내의 기분을 풀어주고자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아내가 피곤하다는 말에 얼른 잠을 청했다.

아내에게 더 잘해야 하는데 역시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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