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를 열기 전, 다른 가게에서 일해보며 조금이라도 경험을 쌓아야지 다짐했다. 무턱대고 차리는 것보다 약 몇개월에 걸쳐 아르바이트를 하며 알고 싶었다. 내가 젤라또업이랑 잘 맞는지, 가게에서 어떤 상황이 발생하는지 말이다.
그렇기에 퇴사 시기를 4월로 잡았다. 이탈리아를 한 달 정도 여행하고 돌아오면, 어느새 젤라또 시즌인 여름! 성수기동안 얼마나 팔리고, 비수기인 겨울엔 어떤식으로 대응해 나가는지 무척 궁금했다. 그리고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손님들에게 허둥대는 모습을 최대한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젤라또에 진심이기에, 어떻게든 준비를 잘 해보고 싶었다.
다만, 우려되는 점은 있었다. 내가 안정적인 회사를 그만두고 알바를 하는 이유는 가게 준비를 위한 초석을 다지기 위해서다. 나의 이런 목적을 알바 자기소개서에 솔직하게 적어내려가니 떨어지기 일쑤였다.
친한 젤라또 가게 사장님 몇분께 이 소식을 이야기하니, 혹시라도 레시피 같은 고급 정보를 빼갈까봐 우려돼서 안뽑을 수도 있다는거였다. 상도덕에 어긋나는 행동인데 이걸 왜 하겠나.. 무엇보다 ‘내’ 가겐데 당연히 나만의 고유한 레시피로 승부해야하는거 아닌가
내 의도를 혹여나 불순하게 생각하셨을까봐 기분이 편치 않았다. 그럼에도 어쩌겠나. 언젠가 진심이 통할거라 믿으며, 계속 두드려봐야지..